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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수인의 호수토리 Aug 09. 2020

신데렐라의 NBA 결승 진출기 (1부)

1999 뉴욕 닉스 스토리

Q : NBA 플레이오프에서 라스트 시드를 배정받은 팀이 결승전에 진출한 횟수는?


한국시간으로 8월 18일 개막 예정인 2020 NBA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동부 및 서부 각 콘퍼런스에서는 플레이오프 마지막 8번 시드를 획득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현재 동부 콘퍼런스 8위에 랭크되어 있는 올랜도 매직. 이 팀이 올해 NBA 결승전에 진출할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미국 배팅 사이트인 VEGASINSIDER.COM에서 올랜도 매직의 우승 가능성을 1/300로 예상한 점을 감안하면, 아예 없다시피 하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단정 짓기는 시기상조다. 문자 그대로 'UPSET'을 달성한 팀이 NBA 역사상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라스트 시드를 배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결승전까지 진출했던 이변의 주인공은 바로 1999 뉴욕 닉스이다.


1999 뉴욕 닉스. 왼쪽부터 패트릭 유잉 - 앨런 휴스턴 - 라트렐 스프리웰 - 래리 존슨 - 마커스 캠비 (출처 : DAILYKNICKS)




# '라스트 댄스' 그 이후


성황리에 종영한 다큐멘터리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에 출연했던 ESPN 및 TNT 출신 NBA 인사이더 데이빗 알드리지는, 시카고 불스의 91~93 THREE-PEAT 기간에 불스에게 가장 위협적이었던 팀이 뉴욕 닉스였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라스트 댄스'의 배경이었던 97~98 시즌, 뉴욕 닉스는 챔피언십 컨텐더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43승 39패라는 아쉬운 정규시즌 기록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2라운드에서 인디애나를 상대로 5경기 만에 탈락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1998 시즌 종료 후 마이클 조던의 은퇴와 함께 시카고 불스가 리빌딩 모드에 돌입하자, 뉴욕 닉스의 단장 어니 그런펠드는 대권에 도전할 절호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파격적인 트레이드를 단행한다. 패트릭 유잉과 함께 90년대 닉스 아이덴티티의 핵심이었던 베테랑 찰스 오클리와 존 스탁스를 내보내고, 이들을 토론토의 마커스 캠비와 골든 스테이트의 라트렐 스프리웰로 대체한 것이다. 


'팬 페이보릿' 존 스탁스는 '98 오프시즌 라트렐 스프리웰로 대체되었다 (출처 : USATODAY)


마커스 캠비는 전설의 1996 드래프트 전체 2위 출신으로 차세대 엘리트 빅맨으로서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았으나, 공격 부문에서의 성장이 더뎌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라트렐 스프리웰은 90년대 최고의 투웨이 플레이어 중 한 명이었지만, 그 유명한 'CHOKE' 게이트* 이후 용서받을 수 없는 '깡패' 이미지로 전 세계에 각인되어 있었다.

* 1997년 12월 1일. 골든 스테이트 팀 훈련 도중 자신을 비난하던 PJ 칼리시모 감독의 목을 조르는 사건이 현지 언론에 공개되면서 스프리웰은 68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고 연봉 역시 날리게 된다. 


'CHOKE' 게이트로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PJ 칼리시모 감독과 라트렐 스프리웰 (출처 : BET)


노쇠화로 이미 하락세에 접어든 37세 프랜차이즈 플레이어 패트릭 유잉. 부상 후유증으로 인해 'GRANDMA'라는 별명에 걸맞은 할머니(?)스러운 플레이어로 전락한 래리 존슨. 리그 평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던 찰리 워드-크리스 차일즈 포인트 가드 로테이션. 별다른 보강 없이 유지된 벤치 자원. 그리고 물음표 기호와 함께 영입된 라트렐 스프리웰과 마커스 캠비. 


98~99 뉴욕 닉스의 로스터는 ON PAPER상 출중한 네임 밸류를 보유한 건 사실이지만, 시카고 불스의 뒤를 이을 챔피언십 컨텐더라는 인상을 심어주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시즌 개막이 직장폐쇄(LOCKOUT)*로 인해 2개월 이상 지연되자, 사전에 호흡조차 제대로 맞춰보지 못한 뉴욕 닉스의 98~99 시즌은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 채 막을 열게 된다.  

* 1995년 이래 기하학적 상승세를 기록 중이었던 선수들의 연봉을 통제하기 위한 리그 29개 구단주들의 '제어 장치' 확보가 핵심 이슈였던 1998 NBA 노사 단체 합의(CBA, 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 1999년 새해를 넘길 때까지 지속되었던 이해관계자 간의 각종 협의 절차는 1월 6일이 되어서야 극적으로 마무리되면서, 98~99 시즌은 1999년 2월 5일 부 50경기로 단축된 정규시즌 형태로 겨우 시작될 수 있었다.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하며 웃는 척(?) 하는 빌리 헌터 선수 노조 이사와 데이빗 스턴 총재 (출처 : AP)




# 롤러코스터 라이드


시즌 첫 10경기 중 7경기를 승리하며 상큼하게 스타트를 끊은 닉스는, 다음 10경기 중 6경기에서 패를 기록하면서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선보인다. 뉴 페이스들을 중심으로 에너지 넘치는 수비 멘탈리티를 장착하며 첫 20경기 간 상대팀의 야투율을 고작 38%로 묶는 데 성공했지만, 공격 부문에서 '이 팀이 정말 NBA 팀이 맞는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할 정도로 속 터지는 답답 오펜스를 선사한다. 특히 3월 12일에는 '세기의 똥팀' 시카고 불스*를 상대로 극악의 공격력을 선사,  63 : 75 최종 스코어로 패하며 바닥을 치게 된다.

* '라스트 댄스' 마지막 화 엔딩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98~99 시카고 불스는 리빌딩에 들어가면서 정규시즌 꼴찌 기록은 물론,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소름 끼치는 경기력으로 팬들의 눈을 괴롭혔다.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조차 불투명했던 뉴욕 닉스 (출처 : SPORTINGNEWS)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핵심 선수들이 연쇄적으로 부상에 시달리면서 닉스는 리듬을 찾는데 실패한다. 유잉과 스프리웰이 각각 12경기 및 13경기를 결장한 가운데, 닉스의 공격력은 시즌 내내 정체성 없이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지난 4월 14일 ESPN 로우 포스트(LOWE POST) 팟캐스트에 출연했었던 뉴욕 닉스의 PLAY-BY-PLAY 아나운서 마이크 브린은 당시 뉴욕 닉스의 모습을 회상하며 베테랑 리더십의 부재(찰스 오클리와 존 스탁스의 이탈)와 이에 따른 팀 케미스트리의 문제점을 꼬집기도 했다. 


정규시즌 종료 8경기를 앞둔 닉스의 기록은 21승 21패.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조차 불확실한 상황. 현지 언론에서 제프 반 건디 감독 해임설이 난무하기 시작하면서 대체 감독으로 필 잭슨 영입설이 확산되는 가운데, 닉스의 프런트 오피스는 감독이 아닌 어니 그런펠드 단장을 해임하면서 팀 전술이 아닌 로스터 구성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한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닉스는 4월 25일 열린 마이애미 히트 전에서 4 쿼터 16점 차 열세를 극복하며 'SIGNATURE WIN'을 기록하고, 이 에너지를 바탕으로 마지막 8경기 중 6경기를 승리하면서 간발의 차로 동부 콘퍼런스 8위 자리를 차지, 플레이오프 진출에 극적으로 성공한다. 

* 98~99 닉스 로스터의 샐러리는 총 68.6 밀리언 달러로 리그 1위이자 리그 평균 팀 샐러리의 2배 수준이었다.


플레이오프 진출로 겨우 목숨을 부지한(?) 제프 밴 건디 감독 (출처 : BLEACHER REPORT)


특히 시즌 내내 '공존의 가능성'을 의심받은 앨런 휴스턴과 라트렐 스프리웰은, 각자 정확한 아웃사이드 슈팅 및 폭발적인 페네트레이션에 이은 다이내믹한 피니쉬를 선보이며 시즌 초부터 닉스 팬들이 염원했었던 'TWIN TERROR'다운 모습을 뒤늦게나마 보여주기 시작한다.


'TWIN TERROR' 라트렐 스프리웰과 앨런 휴스턴 (출처 : THE SCORE)


# 98~99 시즌 동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 진출 경합

6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28승 22패) 56.0%

7위 밀워키 벅스 (28승 22패) 56.0%

8위 뉴욕 닉스 (27승 23패) 54.0%

9위 샬럿 호네츠 (26승 24패) 52.0%


직장폐쇄로 인해 시작부터 엉망진창이었던 98~99 정규시즌. 직장폐쇄와 별개로 자체적으로 엉망진창이었던 뉴욕 닉스. 이들의 엉망진창(?) 플레이오프 스토리가 이제 시작된다.



TO BE CONTINUED..


*1999 뉴욕 닉스 스토리는 NBA ON AIR 시즌 5 에피소드 40, 41화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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