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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디즈 Nov 11. 2019

픽토그램으로 확장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와디즈 픽토그램을 개발한 함영훈 픽토그래퍼 인터뷰

와디즈가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었습니다. 와디즈 로고에서 추출한 조형성을 본떠서 만든 픽토그램입니다. 평창 올림픽부터 카카오, 아모레퍼시픽, 기업은행 등 다양한 기업의 픽토그램을 제작한 함영훈 픽토그래퍼와의 합작품이기도 합니다.


와디즈는 왜 픽토그램을 개발한 걸까요? 그리고 왜 기업들은 자체 픽토그램을 제작하기 시작한 걸까요? 이유는 픽토그램의 가능성에 있습니다.


디바이스가 세계적으로 표준화되는 추세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수단으로 픽토그램이 더 활발하게 쓰일 거예요.


함영훈 픽토그래퍼는 앞으로 픽토그램이 더욱 많은 곳에 쓰일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한눈에 알아보기 쉽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서 픽토그램만큼 직관적인 언어, 동시에 브랜드 아이덴티티까지 전달할 수 있는 언어는 없습니다. 픽토그램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함영훈 픽토그래퍼로부터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함영훈 픽토그래퍼와 더욱 깊은 인사이트를 나누고 싶으시다면 인터뷰 아래에서 소개해드리는 <wadiz wide #talk 01>에 참여해보세요. 






안녕하세요. 먼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와디즈 픽토그램을 개발한 픽토그래퍼 함영훈입니다.   





아직 픽토그램의 개념이 생소한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픽토그램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자면 무엇일까요?


픽토그램은 지하철, 운동장, 역, 공항 등의 공공시설물을 알리는 최소한의 언어입니다. 세계적으로 약속된 픽토그램의 정의예요.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곳에 쓰이면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그림이지만 문자의 속성을 가지고 있어요.  

 




픽토그램 디자인을 하면서 순수 예술가로도 활동하고 계시죠. 서로 다른 점이 있나요? 


디자인과 순수예술은 기존의 디자인을 답습하느냐, 부정하느냐의 차이로 나뉜다고 생각해요. 과거의 것보다 더 나은 것, 더 편하고 단순하고 명확하고 체계적인 것을 제시하고 정리하는 과정이 디자인이라면 과거의 것과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순수예술인 거죠.  


픽토그램을 디자인의 관점에서 보면 명확해요. 정보를 전달하는 기호죠. 그런데 순수예술로 픽토그램을 바라보면 정보가 아닌 감정을 전달하는 기호가 될 수 있어요. 하트를 사랑이라는 감정의 기호로 표현할 수 있는 것처럼요.    





픽토그램을 순수예술의 범위까지 확장시킨 시선이 놀라웠어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기호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랄까요?  

픽토그램으로 표현한 그림일기


처음 픽토그램에 관심을 가진 건 대학생 때였어요.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 이를테면 친구들과 술을 마셨거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 소소한 일상을 픽토그램으로 나타내 제 블로그에 올렸어요. 쉽게 말해 그림일기였죠.


픽토그램은 단순하고 명확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니까 이걸 활용하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미지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블로그에 업로드된 픽토그램 그림일기를 보고 그 상황이나 감정에 공감했다는 피드백도 많이 얻었고요. 그때 픽토그램을 활용해 다양한 메시지를 풍부하게 표현해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어요.    





픽토그램을 이해한다가 아닌'공감'한다는 표현을 쓰는 것 자체가 새롭습니다. 몇 달 전 열린 개인전의 타이틀도 '언어의 확장'이었죠. 픽토그램을 기호가 아닌 언어로 보고 계신 것 같기도 해요. 


픽토그램을 가장 잘 활용하는 장소 중 하나가 화장실이에요. 단순히 남녀를 구분하기 위해 픽토그램을 사용하는데, 여기서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과 여, 2개의 픽토그램 안에 포함될 수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그래서 나아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보편타당한 경험과 감정까지도 픽토그램으로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픽토그램을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닌 언어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에 그 한계를 넓히기 위한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주제로 개인전을 진행하셨어요. 예술가로서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한강 예술공원에 설치된 함영훈 픽토그래퍼의 작품


여의도 한강 예술공원에 설치한 작품이 떠올라요. 한강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제가 뽑아낸 단어는'쉼'이었어요. 이 공간 안에 존재할 수 있는 쉼의 형태를 픽토그램으로 표현하려고 했죠. 사람도 시간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달라지잖아요. 픽토그램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공원 안에서 픽토그램의 인상은 계절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나무와 잔디의 색, 공기의 온도 같은 환경에 맞물려 변화해요. 이렇듯 자연과 어우러지는 모습을 상상하며 1차원의 픽토그램을 3차원으로 뽑아냈어요. 픽토그램에 예술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 더욱 의미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디자이너님이 바라보는 픽토그램의 의미와 영역도 꾸준히 변화하는 듯합니다. 앞으로의 픽토그램은 어떻게 바뀔까요? 


픽토그램에 모션이 가미된 형태가 생길 것 같아요. 홀로그램 영상처럼 평면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UI를 활용하면 픽토그램에 모션을 더해 알리고 싶은 정보를 더욱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거든요. 지금은 비상구를 달리는 것처럼 보이는 평면적인 이미지의 픽토그램으로 표시하고 있지만 이런 기술이 더해지면 실제로 달리고 있는 액티비티한 모션을 더해 더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을 거예요.   





독일, 일본에서는 픽토그램의 중요성이 인정받는 추세라고 들었어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픽토그램의 개념이 독일에서 처음 탄생했어요. 머리가 둥근 픽토그램은 일본에서 만들어졌고요. 두 나라 모두 디자인 분야에서 선진국이에요. 이미 픽토그램으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고요. 세계적으로 디바이스가 표준화되고 있잖아요. 다 비슷비슷한 디바이스를 쓰다 보니 텍스트로 커뮤니케이션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단으로 픽토그램이 더 활발하게 쓰일 것 같아요.   





평창올림픽은 물론 아모레. 카카오, 현대카드, 기업 등의 기업과도 함께 픽토그램을 제작하셨죠. 브랜드가 픽토그램에 힘을 쏟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보통 어떤 기업이든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컬러부터 심볼, 슬로건, 전용서체까지 개발해요. 그런데 전용서체까지만 만들고 픽토그램은 누구나 쓸 수 있는 표준 소스를 사용하면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어긋날 수밖에 없어요. 픽토그램은 전용서체와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핏이 맞아야 브랜드가 보여주고자 하는 아이덴티티와 정확하게 부합합니다. 그래서 전용서체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 위주로 픽토그램을 개발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어요.   





심플함은 보기엔 쉽지만 만들기 어렵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극강의 단순함을 표현하는 픽토그램 역시 만드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요, 디자이너님께서 픽토그램을 만드는 방법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픽토그램에 접목할 와디즈 로고의 조형성을 추출하는 과정


대부분의 기업에 브랜드 비주얼 아이덴티티 시스템이 있어요. 심블, 로고, 서체, 컬러 등의 비주얼 시스템을 바탕으로 브랜드의 조형성을 뽑아내 픽토그램에 이식합니다. 그래야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맥락에 맞게 정리될 수 있어요. 와디즈 역시 같습니다. 와디즈의 로고와 서체를 분석해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조형성을 분석했어요. 이것을 기존의 와디즈가 가지고 있던 톤에 이식해 픽토그램의 형태에 맞게 구축했습니다.    





와디즈는 온라인 플랫폼이자 투자와 리워드, 2가지의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이를 픽토그램으로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동안 해오셨던 작업과 와디즈와 함께 한 작업은 어떻게 달랐나요? 


예를 들어 금융 기업 픽토그램은 금융과 관련된 키워드가 많고, IT 기업 픽토그램은 정보통신 언어가 많아요. 그런데 와디즈는 투자와 리워드라는 서로 다른 영역의 서비스를 갖고 있었고, 전통적인 비즈니스와 다른 서비스였기 때문에 그 안에 들어있는 키워드를 픽토그램으로 명료하게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기존의 픽토그램이 1차원적인 정보를 전달했다면 와디즈가 전달할 정보는 1차원 이상의 것이었죠.  


그래서 와디즈 서비스를 이해하기 위해 많이 찾아봤어요. 제가 생각하는 리워드와 와디즈, 그리고 서비스를 실제로 사용하고 계시는 분들의 리워드 메타포를 일치시키는 작업이 필요했어요. 그에 따라 다양한 시안을 제시하고 와디즈 팀원 분들과 계속 맞춰가면서 최적의 픽토그램에 접근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픽토그램을 제작하며 느낀 와디즈 브랜드 이미지가 이번에 개발한 와디즈 픽토그램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합니다. 

와디즈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픽토그램

이번에 리뉴얼된 와디즈 로고 타입에는 생동감이 느껴져요. 둥글둥글한 가분수 형태의 타입 페이스가 기존의 것보다 더 친숙한 느낌을 자아내고요. 픽토그램을 디자인할 때도 이런 조형성에 주목했습니다. 확장성이 느껴지는 크고 시원한 비율, 둥글둥글한 원의 형태를 차용해 친근하고 따뜻한 느낌의 픽토그램을 완성했습니다.    





디자이너님께 이번 와디즈 프로젝트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금융, IT 등 다양한 서비스의 픽토그램을 만들었어요. 시에 접목한 픽토그램을 만드는 작업도 해봤는데 이번에 와디즈와 함께한 작업이 가장 어려웠어요(웃음). 일단 와디즈 서비스가 지향하는 방향 자체가 새로웠어요. 예를 들어, 리워드만 하더라도 제게는 리워드라는 단어가 선물과는 거리가 있는데 와디즈에서 리워드는 선물의 개념이었어요. 픽토그램으로 표현하려는 대상을 직관적으로 나타내지 않고 서비스적으로 해석해서 푸는 방법도 필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어렵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고민하는 시간들이 즐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미팅했을 때와 지금 많은 것들이 바뀌었더라고요. 로고도 바뀌고 공간도 새롭게 바뀌면서 곳곳에 픽토그램이 적용된 걸 보았어요. 제가 와디즈 아이덴티티를 체계화하는데 일조할 수 있게 되어서 뿌듯합니다.   








<wadiz wide #talk 01 : 픽토그래퍼 함영훈> 참가 신청


로고, 컬러, 슬로건, 폰트에 이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는 넥스트 심볼을 고민하고 계신가요?


누구나 함께 모여 디자인/브랜딩 인사이트의 폭을 넓히는 자리, wadiz wide에서 첫번째 스피커 함영훈 픽토그래퍼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세요. 


일시 : 11월 21일 목요일 오후 7시

장소 : 와디즈 본사 (판교디지털센터 A동 4층, http://kko.to/B7t-Vh20T)

모집 인원 : 50명 선착순 마감  모집이 마감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참가비 : 무료

신청 방법 : http://bit.ly/2K2drgE 에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wadiz wide에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yeoni.moon@wadiz.kr 로 문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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