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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즈 상세페이지를 '상세'하게 써야 하는 이유

와디즈 콘텐츠 디렉터가 전하는 '상세페이지 작성법' 칼럼을 연재합니다.

by 와디즈

혹시, 짧고 간결한 상세페이지가 진리라고 생각하셨나요? 그렇다면 그 생각 깨드릴게요. 이제 막 시작하는 브랜드일수록 '구질구질한 상세페이지'가 필요한 이유를 알려 드리고 싶어요. 이 콘텐츠는 <콘텐츠 디렉터의 칼럼> 을 가공하여 업로드 하였습니다.





“남자한테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천호식품은 몰라도 이 멘트를 읽는 순간 머릿속 광고 한 편이 지나간 분들 계실 겁니다. 2010년에 만들어진 광고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걸 보면 이 광고, 제대로 만든 게 맞아 보입니다. 타겟 고객의 호기심을 유발해 임팩트를 남겼죠.


이 광고의 컨셉을 살려 저도 광고 한 편 해보겠습니다. 2024년인만큼 TV 광고보다는 자사몰이나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업로드를 위해 상세페이지를 작성해 보겠습니다.


최소한의 정보만 노출해서 호기심을 유발한다면… 이런 느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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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져 보이는 영문 한 줄, 제품 사진 한 장. 이 신발의 아웃솔은 무엇이고 인솔의 쿠션감은 어떤지, 또 어떤 부자재가 사용되었고 관리 방법 설명 같은 내용 없이 제품의 사진만 보여주는 겁니다.


그리고 저는 망했을 겁니다.


천호식품이 광고 한 편으로 대박을 친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이자, 누구도 원하지 않았을 결말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금은 2010년이 아니고,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건 TV 광고가 아니라 온라인 상세페이지니까요.



호기심을 유발하고 싶었을 뿐인데 망했다니?


고객은 제 신발이 궁금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쇼핑에서 ‘신발’을 검색하면 6471만 1177개의 결과가 나옵니다. (2021년 1월 15일 기준) 이 중에서 1%의 판매자만이 상세페이지를 꼼꼼하게 작성했다 쳐도 고객은 64만 7111개의 신발을, 아웃솔 제조사부터 인솔 쿠션감까지 매장에서 신어본 것 이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한정된 예산에서 최상의 만족감을 주는 쇼핑을 하고 싶은 고객들은 굳이 잘 알지도 못하는 신발을 사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그건 도박이니까요.



막 시작한 브랜드일수록
상세페이지는 ‘상세’해야 합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다 보면 온라인 상세페이지보다도 상세하게 작성된 와디즈 '스토리'를 매일 같이 보게 됩니다. 자사몰이었다면 ‘모두 다른 가죽을 사용해 경쾌한 컬러 매치를 보여준다’ 썼을 문장을


왜 경쾌한 컬러 매치를 보여주고 싶었는지부터 시작해

사용한 가죽은 어디서 오고

누가 다듬는지까지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는 게, 와디즈 스토리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이런 식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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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일까요?
이들 대부분이 막 시작한 브랜드이기 때문입니다.


재고 없는 매출 발생이나 홍보, 혹은 시장 조사 등을 목적으로 신생 브랜드가 펀딩을 오픈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서포터(고객)들은 제품이 마음에 들어도 소비를 망설이게 됩니다. 무엇보다 오늘 펀딩한다고 해서 내일 당장 오지 않습니다. 오늘 주문 내일 도착이 익숙한 대한민국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야 하는 이유가 없다면 굳이 펀딩할 이유가 없죠.



바꿔 말하면, 신생 브랜드일수록
무엇이 왜 좋은지 고객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만 매출이 발생합니다.


막 제품을 생산했으니 내 브랜드의 구매 경험 있는 고객은 극히 적고, 후기를 써주는 고객은 더 적고, 주변인에게 추천하는 고객은 더 더 적겠죠. 신생 브랜드는 내 제품을 궁금해하며 기다려 줄 고객 자체가 없는 상황이므로, 결국 초기 고객 확보를 위해서라도 ‘친숙한 브랜드를 버리고 우리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어필하는 상세페이지가 필요해지는 것입니다. 원단부터 부자재까지 보여줘야 하는 것들이 많은데 그걸 한 장의 사진에 모두 담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니까요.


그렇게 작성된 상세페이지와 받아본 제품이 일치할 때, 비로소 고객은 ‘여기엔 베팅해도 되는구나!’를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베팅의 성공률이 올라갈수록 고객은 ‘이 브랜드는 원단만큼은 제대로야’ 혹은 ‘착화감은 여길 따라올 곳이 없네’처럼 내 브랜드가 집중하는 가치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 고객들이 늘어간다면 더 이상 시시콜콜하게 상세페이지를 써야 할 필요가 줄어들겠죠. 내 브랜드는 이미 원단으로 유명한 곳, 착화감으로 유명한 곳으로 소문이 나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을 테니까요. 비로소, 우리도 사진 한 장만으로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브랜드가 된 겁니다.



그러러면 일단 팔아야 합니다.


아, 이런 것까지 써야 하나 싶고 비는 느낌도 들 수 있죠. 하지만 이 과정을 거부한다면 누구도 원하지 않는 결말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망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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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이렇게 귀엽게 끝나면 좋을 텐데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린 너무 잘 알잖아요


그러니 유사한 제품을 다루는

유명 쇼핑몰에 들어가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어떤 포인트를 얼마 정도의 분량을 할애해 작성했는지부터 디테일 사진은 어떤 각도에서 얼마나 가깝게 찍었는지까지 충분히 살펴보시는 게 좋습니다.


그대로 따라하는 건 절대 금물, 내 제품에 적용한다면 어떻게 쓰고 찍어야 할지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다음 제품 런칭 때 좋은 인사이트가 되어줍니다. 언젠가 여기를 이기겠단 생각을 하면 불타오르는 의지도 얻어갈 수 있습니다.


상세페이지 작성법을 알려주는 글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메이커센터에서 '상세페이지’라고 검색만 해도 각 분야의 실무자들이 쓴 팁이 수두룩 빽빽하게 나옵니다. 그리고 이 칼럼을 보세요. 시리즈를 읽어보시는 것만으로도 남들보다 하나 더 파는 상세페이지, 직접 기획하고 쓰실 수 있을 거예요.




더 많은 상세페이지 팁이 궁금하다면?

[와디즈] 메이커 가이드 확인하기


와디즈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와디즈 [시작하는 법]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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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홍희 편집 장민영

이 글은 패션포스트에 2021년 1월 25일에 업로드 된 <구질구질하지만 상세페이지는 '상세'하게>를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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