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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디즈 Mar 26. 2018

와메기 #1. 트래블러스 하이 (1)

가방계의 전설, 트래블러스 하이 박인혁 메이커의 와디즈 펀딩기

솔직한 모범생의 담백한 진리

공부가 제일 쉽고 교과서로만 공부한다고 하는 친구들이 교과서에 없는 어려운 문제도 척척 맞추면 배신감에 휩싸였습니다. 반면 솔직하게 혈기왕성한 나이에 학업에 정진하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며, 교과서 하나로만 공부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하는 친구들에겐 무한한 인간미를 느꼈죠. 그런 친구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은 "무엇으로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꾸준하게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해." 어디에나 대입할 수 있고, 반박할 수 없는 인생의 진리 같은 말이었지요.  



그래서 준비한 와메기

이미 멋진 제품이나 서비스로 세상에 멋지게 데뷔하여 좋은 반응을 얻은 분들 그리고 와디즈에서 몇 차례나 펀딩을 했던 메이커님들도 프로젝트 공개하기 버튼을 누르시기 전, 절차처럼 꼭 여쭤보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펀딩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메이커분들과 펀딩을 준비한 와디즈 담당자들 역시 성공은 간절하고 성공비법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합니다. 그래서 도입부의 솔직한 모범생 같은 메이커분들의 와디즈 펀딩기를 준비하였습니다. 이름하여, 디즈 이커 고문 '와메기'. 고생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성공비법을 하나씩 쌓아나가려 합니다.



와메기의 첫 주인공, 트래블러스 하이 '박인혁' 메이커

'와메기'의 첫 주인공은 와디즈 담당자들이 리워드형 펀딩이든 투자형 펀딩이든 교과서처럼 꼭 보라고 하는 프로젝트, 바로 와디즈에서 무려 일곱 번이나 펀딩을 진행한 가방계의 아버지 바흐와도 같은 트래블러스 하이입니다. 빠듯한 인력과 부족한 자본의 와디즈 메이커들에게 펀딩을 진행하면서 신제품도 만들고, 다른 업무를 진행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품 개발부터 배송 완료까지 매우 체계적인 트래블러스 하이는 팀처럼 보이지만 달랑 한 명의 인력입니다. 그는 7개의 펀딩을 모두 보기 좋게 성공했지요. 


와디즈 담당자들의 백마디보다 이 일곱 개의 펀딩페이지, 박인혁 메이커의 각종 SNS를 구석구석 훔쳐 보는 것이 메이커분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지만) 그는 여행 가방의 불편함에 불타는 화를 참지 못하고 직접 만든 프로불편러요, 하루종일 공항에서 각국의 여행자들의 수천 개의 가방을 살펴보는 관찰자입니다. 그는 저희만큼이나 와디즈 펀딩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과 실행을 했기 때문에 와디즈의 많은 부서에서 박인혁 프로님으로 불리고 있지요. 그가 모두가 아는 회사를 박차고 나와 가방을 만들고, 일년 반 동안 일곱 번의 와디즈 펀딩을 하며 얻은 세 개의 구슬을 두 편에 걸쳐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여행 가방 만드는 트래블러스 하이 박인혁입니다. 

글 쓰는 것은 저에게 일상과도 같은 것인데, 와디즈 펀딩 이야기를 통해서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려고 하니 무척 기쁩니다만 긴장도 많이 됩니다. 간단하게 저를 소개해드리고 시작을 하려고 했는데, 와디즈 매거진 팀에서 해주신 저에 대한 분석이 빈틈이 없기에 덧붙일 말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 대신 퇴사를 반 년 정도 앞두고 있던 2년 반 전으로만 잠시 거슬러 올라가보겠습니다. 



신입사원 연수복의 단벌신사,

본인을 설득해야 하는 고민 

당시 저는 창업과 대학원 진학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 둘의 대결에서 창업이라는 선택지가 승기를 잡게 된 이후에도 무얼 만들어야 하나 목표가 방황하던 시간이 잠시 있었죠. 


요즘도 한 달에 한 번 꼴로 해외 여행을 다니고 있으니 여행을 위해 잘 만들어진 가방은 저한테 정말 필요한 것이었고, 정말 만들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 시작을 가로막는 이유야 차고 넘치게 있었습니다만 유난히 심각한 한 가지의 문제가 있었으니, 저는 회사에 입사하면서 신입사원 연수 때 받은 운동복 바지를 요즘도 매일 입고 다닐 만큼 꾸미는데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 제가 가방을 만든다니, 남을 설득하기 이전에 스스로를 설득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변명거리를 자기최면 삼아

결론만 얘기하자면, ‘살면서 가방을 딱 두 번 사본 내가 가방을 만들어서 실패할 확률’과 ‘이 가방을 꼭 만들고, 내가 이 사업을 반드시 해야 하는 당위성’간의 샅바싸움은 사실 볼 필요도 없는 결과가 뻔한 것이었습니다만, ‘실패해도 큰 손실이 없는 방법을 찾아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결과를 본다면 가능성이 있다’는 교과서에도 안 나올 것 같은 뻔한 변명거리를 자기최면 삼아 이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것이 바로 창업을 시작하기 전 준비하는 단계부터 항상 크라우드 펀딩을 염두에 두었던 이유입니다. 


여러분이 전투를 펼칠 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장사꾼의 이야기

너무나 약을 파는 것처럼 글의 포문을 열게 된 것 같지만 저는 장사꾼입니다. 와디즈에서 7번 진행한 프로젝트를 모두 성공하였고, 저를 아는 모두가 정신 나간 짓이라는 찬사 어린 우려를 아끼지 않았던 이 브랜드의 연착륙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이루어낸 장사꾼입니다. 결코 쉽지는 않지만,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개발하는 일을 하던 제가 했는데 여러분이라고 못 할 이유가 없습니다. 혹시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면, 일단 시작해보세요. 그 다음의 고민은 그때 가서 하면 됩니다. 


물론 전투를 앞둔 군인이 총 한 자루 없이 전장에 나설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전장을 알고 나면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의 수립이 더욱 용이해진다는 것 역시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저는 여러분을 대신해 총을 들고 뛰어다닐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전투를 펼칠 전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하기 위한 실무 절차, 이야기를 다듬고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방법은 이제 더 이상 강호에 전설로 내려오는 무공비급과 같은 것이 아닙니다. 와디즈에서 직접 운영하는 '와디즈스쿨'은 크라우드펀딩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인터넷을 조금만 둘러보면 사람들의 후기와 조언이 차고 넘칩니다. 제가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만 하더라도 프로젝트 준비와 운영에 도움이 될 만한 글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 길지 않은 지면을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 할애하고 싶습니다. 


민망하게도, 제 주제에 맞지 않게 가끔 크라우드 펀딩을 주제로 강연을 합니다. 그럴 때 마다 빼먹지 않고 전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까먹지 마시라고 강연의 말미에도 다시 한 번 반복해서 전해드릴 만큼 저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펀딩을 목전에 두고 계시다면 한 번쯤은 반드시 생각해보셨으면 하는 것. 더도 말고 딱 세 가지가 있는데요. 오늘은 그 중 한가지만 감질나게 공개하고자 합니다.



크라우드펀딩을 준비하기에 앞서 알아두어야 할 것 

이것은, 알아두어야 할 것이라기보다는 끝까지 명심하셨으면 하는 것 


펀딩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왜 그것을 준비하고 있는지. 아마 대답은 뻔합니다. 아니, 당연한 것입니다. 돈과 판로, 그리고 홍보. 무언가를 만들어서 팔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세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충족이 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크라우드 펀딩은 자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임에는 분명합니다. 경쟁 강도가 더해지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매 채널과 마케팅 수단이 없는 분들께는 여전히 적은 비용으로 꽤나 괜찮은 효율을 거둘 수 있는 곳입니다. 당장 저만 보더라도 창업 후 반 년 간은 아무런 채널도 확보하지 못한 채로, 심지어 제 홈페이지 하나 없이 와디즈를 통해서만 천 개 가까운 가방을 서포터 분들께 전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객관적’이라는 단어로 치장된 통계적인 사실들이 무조건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닙니다. 노력 여하에 따라 정직하게 받는 보상이며, 하늘에서 저절로 떨어지는 뉴턴의 사과 같은 것은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할 이야기는, 그렇기에 꼭 전해드리고 싶고 당부드리고 싶은 것들입니다. 꼭 한 번쯤 새겨보셨으면 좋겠습니다. 


1. 개시만 한다고 모금이 그냥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은 많이 계시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다시 한 번 새겨줍시다. 경험상 프로젝트를 열어놓고 가만히 고객들이 오기만을 기다리면, 사람들은 결코 프로젝트에 제 발로 찾아오지 않습니다. 법이 허락하는 테두리 안에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람들을 여러분의 프로젝트 페이지로 불러모아야 합니다. 

이것은 제가 두 번째로 진행했던 프로젝트입니다. 7번의 프로젝트 중 가장 성공했지만 초기 추세는 가장 안 좋았죠. 첫번째 프로젝트에서 성과가 괜찮았고 고객 반응이 좋았으니 두 번째 펀딩은 어렵지 않게 될 것이라 생각하여 홍보에 소홀했던 것이 그 원인입니다. 첫날이 지나고 둘째 날이 되는 순간, 일일 모금액이 9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순간의 자만이 가져다 주는 결과는 꽤 치명적입니다. 


반드시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한 순간부터 종료를 알리는 순간까지 펀딩이 진행되고 있음을, 여러분의 제품이 매력적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어필해야 합니다. 2편 보기


박인혁 / 트래블러스 하이

기존 가방의 불편함에 불타는 화를 참지 못하고 직접 만든 소문난 프로불편러이자 공항에 앉아 수많은 여행자들의 가방을 살펴보는 지독한 관찰자. 일년 반동안 일곱 개의 펀딩을 모두 성공으로 이끌며, 근면과 성공의 아이콘이자 와디즈 대표 메이커로 자리잡았다.

▶ 트래블러스 하이 펀딩페이지
▶ 트래블러스 하이 박인혁 메이커의 브런치
▶ 트래블러스 하이 박인혁 메이커의 페이스북 


기획/섭외/편집: 차재영
글/사진 : 차재영, 박인혁




학창 시절부터 정답보다 매력적 오답을 귀신 같이 잘 찾았습니다. 지금도 그것에 끌리고 집중할 때 행복한 와디즈 차재영입니다. 와디즈에는 이런 매력적 오답인 사람들과 일들이 오늘도 넘실거립니다. 도전의 대소사를 만드는 메이커 곁에서 좋은 사람과 좋은 사람을 이어주는 튼튼한 실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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