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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디즈 Jun 27. 2019

레드오션에서 독보적 브랜드로 살아남기

코드퍼블릭, '잘 만든 우산'의 기준점을 제시하다.

코드퍼블릭의 슈룹 우산 펀딩에 1억 6천여 만원이 모였습니다.

꿉꿉한 장마철도 반기게 만드는 우산이 있습니다. 비 오는 날 걸음걸이를 우아하게 만들어줄 것만 같은 그런 우산이죠. 그만큼 가격도 꽤 있습니다. 집 앞 편의점에서 3,000원짜리 우산을 살 수 있는데 왜 1,600명의 서포터는 한 달의 기다림을 감수하며 코드퍼블릭이 만든 슈룹 우산에 펀딩을 한 걸까요? 그건 바로 설득력 있는 스토리, 믿음 가는 서포터와의 소통으로 만들어진 브랜딩의 힘의 컸기 때문입니다. 


매년 에펠탑 25개를 세울 수 있는 양의 우산이 버려진다는 이야기로 서포터의 눈길을 사로잡고, 튼튼함을 보여주기 위해 우산을 들고 쏟아지는 폭포수 아래로 뛰어든 슈룹 우산의 메이커, 코드퍼블릭의 조장현, 박리예 공동대표를 만났습니다.




슈룹의 펀딩 스토리를 보니, 코드퍼블릭을 '시퀀셜 브랜딩랩'이라고 소개해 주셨어요. 무슨 뜻인가요? 

코드퍼블릭은 연속적으로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기업이에요. 이번에 만든 슈룹이 저희의 첫 브랜드죠. 우리나라에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다양한 제조업체가 있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이 많아요. 그런 곳들의 브랜딩을 도와 외국의 명품 브랜드처럼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첫 아이템을 우산으로 정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집에 망가진 우산이 너무 많았어요. 실제로 매년 버려지는 우산이 에펠탑 25개를 세울 수 있는 양이라고 해요. 그래서 튼튼하고 오래 쓸 수 있는 우산은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사회적인 문제를 간과하지 않고 사회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기도 했거든요.




우산으로 이윤을 낸다는 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생각은 아닌 것 같아요. 준비하면서 불안하진 않으셨어요?


모든 사업은 다 불안하죠. 저는 사업을 하는 사람은 2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해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비즈니스를 하는 사업가와 니치 마켓을 공략하는 사업가. 저는 후자에 속해요. 성숙기를 맞은 레드오션의 시장에서 독보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거죠. 우산은 어느 정도의 시장 파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진입 장벽이 높아서 아무나 도전하기 힘든 분야예요. 브랜딩을 좀 더 날카롭게 하면 충분히 눈에 띌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어요. 슈룹이 잘 만든 우산이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그 기준점을 만드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이템을 정한 후에는 어떤 일부터 하셨나요?

우산의 작은 디테일 하나도 놓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친환경적인 우산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했어요. 잘 썩는 소재로 우산을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불가능에 가깝더라고요. 설비를 갖추는 데만 수억 원이 드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우산의 수명을 길게 만드는 걸로 방향을 틀었어요. 먼저 저희와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튼튼한 우산을 만들 수 있는 제조 업체를 찾았고, 디자인을 시작했어요.




튼튼한 우산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아요.


강철로 만들지 않는 이상, 원단이나 나무가 갖는 내구성은 분명 한계가 있어요. 하지만 오래 쓸 수 있는 우산을 만들어야 했기에 많이 노력했어요. 저희와 함께 하고 있는 제조 업체에서도 많이 신경 써 주셨어요. 이곳이 우리나라에 딱 한 군데 남은 우산 공장이에요. 우산을 만드는 공정이 자동화가 아니라 사람이 하나하나 미싱 하고, 손바느질하고, 붙이는 작업이에요. 하나의 우산이 만들어지기까지 100가지가 넘는 과정을 거치죠. 그래서 슈룹은 A/S도 가능해요.




디테일을 꼼꼼히 챙기는 만큼 비용도 높아질 텐데 부담스럽진 않으세요?


리소스가 많이 들더라도 퀄리티를 낮추고 싶지는 않아요. 슈룹은 선물용으로도 많이 찾으시기 때문에 패키지에도 많이 신경 썼는데, 이 패키지를 포장하는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려요.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퀄리티를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펀딩 스토리에서 서포터를 일반 소비자로 여기지 않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슈룹에게 서포터는 어떤 의미인가요?

서포터와 좋은 인연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저는 오래가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요. 오래가기 위해선 저희만큼 저희의 제품을 좋아해 주고, 이야기해줄 팬을 만들어야 해요. 그래서 서포터는 저희에게 단지 돈을 주는 사람이 아니에요. 어떻게 보면 저희와 작은 인연을 맺은 분들인 거죠.




서포터 분들도 그런 슈룹의 생각에 공감하고, 감동해서 자발적으로 주변에 알려주시는 것 같아요. 브랜딩 팁을 조금 주실 수 있을까요?


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예요. 요즘 소비자는 어떤 게 진짜 이야기고 가짜 이야기인지 구별해낼 줄 알아요. 슈룹에는 진짜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게 아닐까요? 이야기를 가짜로 만들어내면 그 이야기와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리소스가 들어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 진심만 한 게 없어요. 진심을 어필한 스토리를 탄탄하게 만든 다음에 기술적인 것들을 도전해도 늦지 않아요.




슈룹만큼 브랜딩 능력을 갖춘 곳이라면 일반 소셜 커머스에서 바로 판매할 수 있었을 텐데 와디즈 펀딩에 도전하신 이유가 있나요?


와디즈에는 제품뿐 아니라 저희의 스토리에 관심을 가져주는 서포터가 많이 계시죠. 저는 항상 얼리어답터 성향을 가진 분들이 시장을 바꾼다고 생각하는데 와디즈는 그런 분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플랫폼이기도 하고요. 저희는 슈룹이라는 브랜드의 생각을 알리고 싶었고, 공감해줄 분들을 만나고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펀딩을 준비하는 메이커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도 될까요?


와디즈에는 메이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는 서포터분들이 많아요. 제품과 스토리에 진심을 가득 담아 전달한다면 팬을 만드실 수 있을 거예요.







위 기사는 와디즈넥스트 매거진 3호에 실린 내용을 편집했습니다. 와디즈넥스트 매거진은 위워크, 패스트파이브, 스파크플러스 등 공유 오피스와 스타트업 기관들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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