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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인범 Dec 27. 2015

성장하는 스타트업에 몸담고 있으면서

비즈니스의 성장과 함께하면서 쥬니어 팀장이 느끼는 여러가지 생각들

2015년도 이제 5일 남았다. 내게 2015년은 여러가지로 변화가 많은 해였던 것 같다. 우연히 일을 시작한 스타트업에서 완전히(?) 몸담게 되었을 뿐 아니라, 다행이도 계속해서 개인적으로나 비즈니스적으로나 함께 성장을 해나가고 있다. 문득, 회사가 그리고 와디즈라는 서비스가 성장해온 지난 1년 6개월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니 참 많은 것들을 경험해왔다. 그리고 이 경험은 쥬니어인 내게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지 않을까 싶다.


첫 직장이 스타트업이라는 점, 그리고 내가 몸담고 있는 이곳이 계속해서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경험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성장이라는 이면에는 참으로 많은 고민과 스트레스가 동반된다. 육체적 피로는 물론, 순간순간 능력의 한계에 부딪힐 때 마다 찾아오는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은 쥬니어임에도 팀장역할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생활하며 느낀 몇가지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1. 성장 과정 속, 매 순간의 변화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함께 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회사의 성장을 꽤 오랜기간 함께 해온 내게, 성장통을 함께 견뎌왔다는 것은 분명 큰 의미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경계해야할 대상이다. 절대 이것이 내 밥그릇을 책임져주지 않는다. 비즈니스의 변화에 따라 체감적으로 느낄 수 있는 변화는 아래 3가지 정도로 요약해볼 수 있을 것 같다.

    

    1)공간의 변화

공간 또는 구조의 변화는 심리적으로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 특히 물리적으로 나와 가까운 곳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저 멀리 앉게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그들과의 정서적 교감을 점점 더디게끔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스타트업의 특성 상 자리 이동이 잦은 편인데, 옆에서 관찰해본 결과 이것에 상당히 정신적 혼란을 느끼는 구성원들도 많이 보았다. 작은 부분이긴 하지만, 공간과 구조의 변화에 익숙해지고 이에 맞는 자신만의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2)구성원의 변화

(위로) 띠 동갑인 디자이너 분이 나의 팀원으로 합류하셨다. '마케팅'이라는 특성 상, 조금 더 높은 퀄리티의 컨텐츠를 배포하기 위해 조정된 것이다. 자, 이 글을 읽는 독자께서 자신의 팀원으로 나보다 12살 높은 팀원이 새롭게 합류했다고 상상해보자. 막막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내게는 오히려 새롭게 합류하는 '인턴' 친구들의 합류가 사실 더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실무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은 어린 친구들이 (물론, 나도 어리다) 쥬니어 팀장 밑에서 잘 배워나갈 수 있도록 상당히 많은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이 내게 배울점이 없다고 생각하면 어떨까라는 걱정이 스스로에게는 상당히 거슬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올해에만 3~4번 정도 나의 팀에 구성원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특히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퍼포먼스가 중요한 스타트업의 특성 상, 팀장의 역할은 말 하지 않아도 중요한 부분이다. 논외이기는 하지만, 이 밖에도 회사의 실제 모습에 실망한 사람이라던지, 또는 회사가 생각했던 것 보다 역량이 충분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떠나가는 것에도 적응해야만 한다.

    

    3)문화의 변화

공간과 구성원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바뀌는 것이 '문화'이다. 사람이 많아질 수록 조직은 조금 더 '조직스러워질 수 밖에 없다'. 가령 과거에는 팀의 구분이 없이 이루어진 업무들이, 철저하게 분리되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당연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혹자에게는(특히 회사 경험이 전무한 쥬니어들에게는) '조직문화의 경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관리자 그룹에서는 업무와 관련된 조직 문화 뿐 아니라, 기업 문화 전반에 대한 디벨롭을 계속해서 신경 써야만 한다. 특히 팀원들과 스킨십이 많은 팀장들이 기업문화 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해야하는 것이 스타트업이다. (기업문화 관리팀이 없는 한)



2. 경력자들에게 잘 배워야 한다.


쥬니어들을 위주로 구성되었던 입사 초창기와는 달리, 지금은 내부 구성원들 중 절반 이상이 경력자들이다. 스타트업에게 '경력자 채용'이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려운 일인 것 처럼, 팀원으로 합류한 경력자들에게는 배워야 할 것들이 참 많다. 쥬니어 입장에서는 나보다 늦게 합류한 경력자들에게 아래 두가지를 꼭 배워야한다고 생각한다.


    1) 자신이 해나가야할 새로운 일(아젠다)을 대하는 태도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일을 잘하는 경력자들은 새로운 업무가 주어지기 시작한 순간부터 다르다.  특히 원활하게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프로세스를 잘 그려내고 중간중간 해결되지 않은 아젠다가 무엇인지를 잘 정리해내는 사람들의 결과물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시작이 다른 사람들은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방법도 다르다는 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다.


     2) 결과물로 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 힘

내가 만든 결과물을 함께 공유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에서, 명확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대게 결과물이 설득력이 없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빠르게 결정하고 실행해야하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어려운 일임에도 자신의 결과물로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돕는 경력자들의 '일에 대한 접근 방식'은 쥬니어가 반드시 배워야할 점이다. 정량화하거나 정확히 어떤 방법이 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늘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구성원(경력자)에게는 분명 남들과 다른 일에 대한 접근법이 있다. 결국 이 접근법을 배워 내 것으로 습득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일을 해나가는지부터 알아야 할 것 이다.



3. 회사의 성장속도와 나의 성장속도는 비례하지 않는다.


내가 입사한 시기에 회사에는 7~8명 정도의 구성원으로 꾸려져 있었다.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은 4배 정도 사람이 늘었다. 30명이다. 공간도 2배나 넓은 곳으로 지난 여름 이사를 했다. 매출규모도 10배 가까이 늘었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분명 와디즈라는 서비스는 이제 막 초기단계를 벗어나긴 했지만 의미있는 성장을 기록해가고 있다. 물론 나에게도 성장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산업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을 때 나에게 연락해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에서 커뮤니케이션(마케팅, PR)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는 "개인branding"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분명 의미가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비즈니스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일들을 해내야하고 또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야 하는 점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새로운 일을 접할 때의 마음가짐 부터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하는지 등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도 많다. 회사의 성장을 가장 오랜 기간 함께 해온 구성원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회사의 성장 속도가 내 자신에게는 부담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우리의 서비스는 계속해서 성장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단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하고 또 기여하기 위한 스스로의 채찍질은 계속 되어야만 한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에서 개개인의 성장은 매우 중요하다.


어쩌면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위의 이야기들을 꺼냈는지도 모르겠다. 스타트업의 성장은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나의 성장 속도가 비즈니스의 성장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에서 '나의' 성장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설령 그것이 미미할지라도.

그렇기 때문에 매 순간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하기도 하고 또 스스로의 한계에 대한 좌절을 거듭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나의 발전으로 연결짓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 노력들이 하나 둘 쌓이면, 나도 모르게 두둑한 '내공'이 쌓인 구성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문득 초등학교 시절, 30명인 우리 반에서 내가 전교어린이회장이 되었다고 한동안 어깨를 으쓱하며 지내셨던 담임선생님의 얼굴이 떠오른다. 적절한 예시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조직에는 개개인의 임팩트있는 퍼포먼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퍼포먼스는 개인의 꾸준한 노력으로부터 시작하는 성장에서 비롯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 스스로에 대한 칭찬. 이것 역시 정말 필요하다. 문득 1년을 돌이켜보니, 나에 대한 칭찬보다는 더 잘하기 위한 고민에 많은 시간을 들였던 것 같다. 나 자신에 대한 채찍질도 좋지만, 당근도 줄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한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점에서 나는 상당히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이다. 내년에는 업무적인 성장 뿐 아니라, 인간적인 성장도 만들어가기 위해 여러모로 많은 생각이 필요한 시점인 듯 하다.


 2016년에는 또 어떤 고민들과 함께 성장할지 기대된다.


한 해동안 직원수가 30명이 되었다. 우리 와디즈가 진짜 회사가 되어가고 있다. 



#스타트업 #쥬니어 #성장 #내맘대로_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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