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와 크라우드펀딩과의 만남.
3월 1일입니다. 아쉽게도 싸이월드 프로젝트는 많은 분들의 관심이 있었으나 아쉽게 실패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싸이월드 임직원들의 진심이 많은 분들에게 전달되었으리라 믿고, 앞으로 저도 싸이월드를 열심히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가을. 어느날 점심시간이었는데, 당장 발행해야 할 컨텐츠가 있어 점심을 미루고 혼자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안그래도 제휴사에 약속된 시간에 컨텐츠를 보내주지 못해 바쁘던 찰나,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점심시간이기 때문에 전화를 받지 않으려 했지만, 이내 고객의 전화일 수 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받았다.
나 : "감사합니다"
싸이월드 : "안녕하세요. 여기는 싸이월드 입니다. 문의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 연락드렸습니다"
나 : "싸..싸이월드요? 어떤 일이신가요?"
보통 기업체에서 오는 전화들은 대게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해보고 싶다'는 이야기가 많다. 직감적으로 싸이월드가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왠지모를 설렘을 느꼈다. 싸이월드의 프로젝트라니. 계속해서 전화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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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싸이월드 김동운 대표님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 일이 있어, 연락처를 저장하면서 당시 보냈던 문자메시지를 확인 할 수 있었다. 그 때가 2015년 9월 18일 금요일이었다.
그로부터 약 4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현재 싸이월드의 '투자 프로젝트'(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이 진행중이다.
**투자형(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란 ?
비상장기업이 온라인소액중개플랫폼에서 대중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주식을 발행한다.
온라인소액공모라 표현하며 지난 1월 25일부터 시행된 제도이다.
1월 25일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시행을 앞두고. 1월 20일 4개기업을 사전 공개했다. 그리고 공개된 기업 중 단연 싸이월드는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2000년대 중반까지 국내 sns시장을 점령했던 싸이월드가 크라우드펀딩에 나서다니. 다양한 미디어에서 싸이월드가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연일 그 소식을 다루었다.
"싸이월드, 크라우드펀딩으로 부활하나?"
"응답하라! 싸이월드, 부활의 날개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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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지 않는 싸이월드..."
기대와 우려가 섞인 내용의 기사가 연일 다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필자에게도 다양한 언론사에서 문의를 해오고 있다. 많게는 하루에 40통 이상의 전화를 주고 받았는데, 왠지 모르게 싸이월드의 직원이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아니, 그래서 싸이월드 크라우드펀딩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안될 것 같은데..."
가장 많은 받는 질문이다. 싸이월드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코멘트를 요청하는데 정말 난감하다. 내가 투자에 대한 평론가도 아닐뿐더러,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나 역시 처음 겪는 것이다보니 섣불리 판단하기가 정말 어렵다. 특히나, 싸이월드의 프로젝트는 그간 진행되어 왔던 '후원형' 크라우드펀딩이 아니라 향후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형' 이기 떄문에 투자로 이어지는 의사결정에 있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투자결정'을 하지 않을 것 같은 개인적인 느낌도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싸이월드에 투자해서 과연 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 사라진줄로만 알았던 싸이월드에 그 누가 선뜻 투자에 나설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싸이월드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과 싸이월드가 진행하고 있는 투자 프로젝트에 담겨있는 몇가지 의미를 다루고자한다.
첫번째. 지금의 싸이월드는 그 예전의 싸이월드가 아니다.
"대기업에 속해있으면서 싸이월드의 운영에 대한 의사결정이 상당히 느렸으며, 그 결과 시장에서 점점 잊혀지게 되었다" 1월 20일 열린 한 행사에서 싸이월드의 김동운 대표님이 한 이야기다.
2003년 sk컴즈(대기업)가 싸이월드를 인수한 후 싸이월드는 우리가 bgm과 미니홈을 꾸미기 위해 목말라했던 '도토리'를 바탕으로 지나친 상업화 전략을 그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에는 대응하지 못해 도태되었다. 그렇게 잊혀져 갔던 싸이월드는 2014년 "종업원인수방식"으로 sk컴즈로부터 분사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싸이월드는 대기업에 소속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두번째, 종업원인수방식에 싸이월드의 크라우드펀딩의 중요한 의미가 담겨있다.
지금 싸이월드의 구성원들은 싸이월드를 '살려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그러한 의지가 바로 "종업원인수방식"이라는 것에 담겨있다. 이미 20~30명의 주주로 구성되어있는 싸이월드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더 많은 주주를 모집하는 것은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바로 싸이월드 살리기에 동참하는 고객들을 '주주'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
즉, 싸이월드가 그간 도태되어온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의견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싸이월드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번째, 후원형 펀딩을 진행하면 되지 않았을까? 영철버거라는 아주 좋은 사례가 있지 않은가?
영철버거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리워드형" 펀딩을 진행하여 조금 더 쉽게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형 펀딩을 진행한 것에 대해서 싸이월드 김대표님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해야만 우리 사업이 지속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후원형 펀딩을 진행할 경우, 자금을 모으는데 있어 더 쉬울 수 있겠지만,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싸이월드에 목소리를 내줄 수 있는 주주들이 필요하다"
네번째, 크라우드펀딩은 단순한 주식투자는 아니다. 싸이월드의 크라우드펀딩이 성공한다면 분명 그 의미가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 될 것이다.
문득, 친구녀석에게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이 시작되었다는 말과 함께 이거 참 재밌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의 이러한 말에 친구가 이렇게 질문했다.
"주식처럼 계속 지켜보게 되서 재밌다는거지?" 미안하지만, 나는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오히려 크라우드펀딩으로는 고수익을 기대할 수 도 있지만, 시장에서 잊혀져가는 기업도 살려낼 수 있다는 점에서 크라우드펀딩이 가지는 의미는 실로 참 다양하다는 의미였다. 이것은 기존 주식시장에서는 절대 기대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크라우드펀딩으로 위기의 기업이 되살아 나는 것을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으로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적어도 그러한 기회의 다양성이 주어질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둔다.
솔직히 말해서, 싸이월드의 크라우드펀딩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약 1달 간 펀딩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싸이월드 임직원들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 싸이월드는 투자할 가치가 있는건가요?
너무 변해버린 싸이월드에 대한 애증 그리고 다시 살아남았으면 하는 바람, 한편으로는 싸이월드에 투자했을 때 과연 나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지... 싸이월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는 상당히 복잡미묘할 것이다.
투자의사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최근 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분을 인터뷰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분께서 이러한 이야기를 하셨다.
"투자라는 것이, 단순히 내용만 봐서 진행하기는 어렵다. 나는 그 사람을 직접 만나서 관상까지본다. 그만큼 육성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싸이월드 임직원들의 육성을 아래 영상에서 직접 확인해보고 판단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