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인범 Jan 08. 2017

덕업일치를 이뤄낼 수 있을까?

좋아하는 것과 나의 일이 만났을 때.

최근 와디즈에서 투자형,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을 동시에 시작해 30분만에 마감된 영화 '너의이름은.'이 엄청난 흥행을 달리고 있다. 영화 마스터의 예매율을 제쳤을 뿐 아니라, 신카이마코토 감독의 내한 시사회 참석을 위한 암표까지 각종 온라인 거래처에서 등장했을 정도.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경우 이미 10%의 수익을 확정을 지었으며 관객수가 증가할 때 마다 이 이자율은 더 높아진다. 와디즈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덕투일치'라 표현하고 있다. (덕질의 대상을 즐기는 것을 넘어 투자까지 하는 행위)


사실 덕투일치라는 말은 덕업일치라는 단어에서 파생시켜 만든 단어이다.(아마도 우리 대표님이 만든 듯 싶다, 아님말고)



덕업일치란 '특정 분야의 덕후인 사람이 그것을 일로 삼아 먹고 사는 것'을 의미한다.

시작은 덕후들을 지칭하는 단어로 시작했을지 몰라도, 사실 이 단어의 의미를 나에게 대입했을 때 그 느낌은 생각보다 가볍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것을 가지고 돈을 벌어야 한다니.


2017년의 시작과 함께 덕업일치라는 단어의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하던 찰나,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이고 또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올 한 해는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다. 아래는 내가 1월 1일 혼자 끄적인 노트에서 일부 발췌한 내용이다.


일을 통한 즐거움을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 일을하며 아트나인을 알게되어 그곳에 매료된 것 처럼. 다만 프레르를 알게되어 광화문에 가면 항상 그곳에 가듯이. 세븐브로이 브루어리에서 갓 나온 맥주를 먹어보고 놀라움에 빠져 수제맥주를 찾아다니는 것 처럼. 그렇게 내가 일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 가보는 장소가 단순히 한 번 경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잘 알기 위해 만나보고 내가하는 일로서 그 사람들과 재미있는 그림을 그려보는 것. 올해는 이런 마음으로 일을 즐기고 싶다.


위의 내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써보자면 내가 좋아하는 장소가 크라우드펀딩으로 2호, 3호 점포를 내고, 내가 좋아하는 먹거리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신제품을 크라우드펀딩으로 가장 먼저 출시한다던가. 내가 좋아하고 애용하는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소셜벤처들이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크라우드펀딩으로 진행한다던가...


그러고보니, 나의 이러한 마음가짐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덕업일치가 아닐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게 된 다만프레르. 얼마 전 이곳의 관계자에게 한번만 만나달라고 러브레터를 보냈다. 과연 답장이 올까?




'주변 창업자분들이 크라우드펀딩하려면 황팀장님 한 번은 꼭 만나야 한다고 해서 찾아왔습니다.'


지난 3년을 돌이켜보면, 내가 가장 잘한 일은 바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는 팀들의 조력자 역할'이었다. 어떤 프로젝트는 기획단계부터 함께하며 성공을 이끌기도 했고 관심받지 못하던 프로젝트의 문제점을 파악한 후 수정 보완하여 성공을 시킨 팀도 있었다. 흔히 말하는 대형 프로젝트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였다. 참 감사한 일이다.


올해는 크라우드펀딩에 나서려는 분들이 있다면 기꺼이 찾아뵙고 또 적극적으로 재미있는 그림을 그려볼 생각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께서도 주변에 멋진 사업을 시작하고, 멋진 제품을 만들어내거나, 멋진 장소를 운영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기꺼이 소개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올해가 끝났을 때, 나는 과연 덕업일치를 얼마나 이루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