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리더이다.
2명만 모여도 조직입니다. 제가 계속해서 집중하고 연구하고 있는 '팀빌딩'이라는 것은 2명 이상의 멤버가 모여 조직을 이루고, 개인과 조직 모두가 성장해 나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의 반복이라고 정의를 하고 싶습니다. 마치 '국가'란 무엇인가를 논할 때 국민, 영토, 주권 3가지 요소가 모두 충족해야 국가로 인정받는 것처럼, 팀빌딩이라는 것도 개인과 조직, 양측 모두의 성장을 전제로 할 때야 비로소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조직 구성원으로 일하는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리더이다
오늘은 이 가정을 바탕으로 저와 함께하고 있는 와디즈의 리워드 사업실 팀빌딩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현재(2018.11월) 우리 조직은 13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상시채용을 통해 2-3개월에 한 번씩 신규 멤버들이 합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와디즈라는 조직에서 가장 오래 일한 제가 5년차이고, 그다음이 1년 6개월 차, 이후 멤버들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보통 이렇게 결성된 지 오래되지 않고 짧은 주기로 신규 멤버가 계속해서 합류하는 조직의 경우 '교육 프로세스 확립'이 매우 중요합니다. 군 조직을 빌려 설명하자면, 이제 막 일병 진급한 친구가 갓 전입 온 이등병 교육을 잘할 수 없으면 소대 전체가 이등병 한 명의 교육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현상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반대로 일병이 새로온 이등병에게 자신이 배워온 것들을 제대로 전수한다면 그 소대는 교육체계가 잘 잡혀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겠죠.
처음에는 저도 제가 일일이 하나씩 가르치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는 사실 '나보다 잘 가르칠 수 없어'라는 자만심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틀렸다는 것을 오래지 않아 깨달았습니다. 즉, 리더의 (새로운 리더를 만드는) 권한 위임은 생각보다 많은 비효율을 개선하고, 위임받은 멤버(새로운 리더)는 자신의 교육 역량 향상을 위해 그간 해오지 않았던 고민을 하기 시작하고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체계화하는 작업에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됩니다.
10명 이상의 구성원으로 조직이 구성되면서 처음에는 세 사람에게 '리더'역할을 부여했지만, 최근에는 모든 멤버들이 언젠가는 리더 역할을 하게 되는 '멘토-멘티'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입사 후 3~5개월간은 멘티이지만 결국 새롭게 합류하는 멤버들을 위해서 본인도 곧 멘토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시한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멘토/멘티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조직은 매달 한 번씩 문서 형태로 이번 달의 실적과 정성적 성과에 대한 개별 피드백을 서면, 구두로 모두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시간이 상당히 많이 소요되는 일이지만 서로의 현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매우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텍스트로 나눈 이야기의 일부를 아래 나열해 보았습니다.
"멘토-멘티 제도를 통해 알게 모르게 제가 더 노력하고 함께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멘티의 개인 역량 향상을 위해 내가 과연 무얼 해줄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은 처음 해보는 일이거든요. 스스로 동기 부여해서 달려 나갈 수 있게끔 저만의 방식으로 코칭을 하고 있습니다"
"00,ㅁㅁ의 멘토인 제가 적어도 훌륭하진 않아도 앞으로도 그들에게 늘 함께하고 싶은 멘토였으면 합니다. 제가 지금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까지는 저의 멘토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이제는 새롭게 합류하는 멤버들과 저보다 늦게 합류한 멤버들을 위한 고민도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기 위해 신경 쓰겠습니다"
"리더(멘토)라는 생각지도 못한 역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조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다해보려는 마음입니다"
"이번 달 저는 좋은 실적을 만들었습니다. 성과로 기여한 것은 너무 기쁘지만, 제가 과연 주변 동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는지는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주변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었기 때문에 제가 잘할 수 있던 것 같아요"
"최근에 많이 위축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저만의 속도로 동료들과 더 가까워지고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드는 요즘입니다"
팀빌딩을 하고 있는 지금의 저는 '우리가 다 같이 묘한 긴장감 속에서 한 방향을 보며 잘하고 있구나'라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다소 후한 평가에는 열정 많고 패기 넘치는 평균 나이 28.5세의 조직 구성원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갈 길이 멀었습니다. 당장 12월 초에 2명이 새로 합류하며 새로운 사람의 합류는 또 새로운 긴장과 도전을 의미하기도 하는 바입니다.
이제는 조직을 이끄는 리더 한 사람이 고민하고 조직의 방향을 결정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조직 운영에는 그때에만 맞는 운영방식이 있습니다. 즉 언제까지 이러한 방식이 먹힐(?)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조직을 만들어가며 개개인이 성장하는데 의지/의존할 수 있는 공간(멘토)을 만들어주고, 또 나만의 리더십과 책임감을 발휘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했을 때 조직과 개인의 성장이 함께 가능한 '팀빌딩'이 되고 있다고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즉,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리더가 된다'는 가정은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개인의 성장에 관한 주기(Growth Cycles)'에 관해 써보고자 합니다.
이 땅의 모든 리더들에게 이 글이 유용하게 활용되길 바랍니다.
*궁금한 것은 댓글 또는 이메일로 편하게 문의해주세요. (hib@wad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