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클럽 MT의 기록
지난주 금요일 -왠지 아득하여 작년쯤 된 느낌이지만- 영암으로 향했다. 애매한 교통편이라 광주 송정역에 내렸고, 민걸이가 기꺼이 마중을 나와 주었다. 이윽고 이른 아침 춘천서 출발했을 그룹 <모던다락방>의 윤철이와 병걸이 형을 태운 차는 영암의 한옥 숙소로 향했다.
덜컥 숙소를 잡아 MT추진에 박차를 가했던 기한이는 먼저 도착해 있었다. 쌀알만큼 남아있던 먼 거리에 대한 부담감은 이내 사라지고 마당에 있던 바람 빠진 공으로 트래핑 놀이를 하며 흥을 돋웠다. 공과 친해 보이지 않은 기한이의 열정 넘치는 움직임을 보니 필연적으로 다가올 그의 성공적인 날들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기한이는 뭘 해도 잘 될 거야.
곧이어 룬디마틴의 민경누나와 승언이형, 이제는 절친이 된 프랭키형과 우리의 스타 이한철 감독님께서 도착했다. 살짝. 설레기 시작했다. 몇 명은 장을 보러 떠나고 남은 이들은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해가 옆으로 눕고 선선해질 즈음, 불을 피우고 윤철이는 뒷짐을 지고 멋들어지게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혼을 담아 구워낸 고기와, 술과, 이야기가 기가 막히게 어우러졌다. 날이 어두워지고 바람이 차가워지니 프랭키형의 야심작. 불멍타임이 시작되었다. 불 앞에 모여 앉아 얼큰한 라면을 끓여 먹고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따뜻한 밤이 시작되었다.
누가 꺼내 왔을까. 어느새 우리는 기타를 들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고 있었다. 음원으로만 듣던 곡들이 마이크 없이 모닥불 위로 쏟아져 나오고, 다시 밤하늘로 날아올라 별들로 수놓아져 간다. 타닥타닥. 장작소리와 연기 냄새와 살짝 풀려버린 혀를 통한 음성은 그 시간과 공간을 꿈속의 어떤 한 장면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밤이 끝날라치면 프랭키형은 장작 하나를 넣었다. 그리곤 타닥타닥.
한동안은 그날 밤을.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그 뒤엔 가득했을 별들을 곱씹을 듯하다. 영암의 밤은 참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