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괴물은 없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을 보고

by 임일규


지난주 화요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을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자마자 감상을 적고 싶었지만 가슴과 머릿속이 좀처럼 정리가 되지 않아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사람의 인지는 결국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직접 본 것과 온갖 상상력으로 세상을 이해하게 됩니다. 영화 속 괴물 같던 인물들의 이상 행동은 후반으로 갈수록 결국 당위성을 갖게 됩니다. 모두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든 괴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실로 대단한 영화입니다. 구성과 연출적 치밀함을 통해 메시지가 정갈하게 마음 깊이 전달됩니다. 영화를 곱씹을수록 허튼 장면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저는 의외로 불필요한 장면이 삽입되는 영화가 많다고 느낍니다. ) 묵묵히 영화를 받쳐주던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도 좋았습니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또한 훌륭했습니다.


어떤 영화는 잔잔한 호수에 큰 돌덩이를 던진 것 같은 파장을 주기도 합니다만, 이 영화는 호수에 떨어뜨린 진한 잉크 같았습니다. 혹시 그 잉크가 희석되지는 않았는지 재차 확인하게 됩니다.


되도록 혼자 극장에서 즐기기를 추천합니다. 당신은 괴물을 찾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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