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_오프사이드
축구는 논쟁의 여지없이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이다.
공 하나와 일정 공간만 있으면 어떤 식으로든 경기를 즐길 수 있다. 동네축구에서는 공 이외의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다. 공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발로 차서 주고받을 수 있는 모든 물건이 공이 될 수도 있다. 서로의 골대를 향해 정신없이 차고 패스하고 슛하다 보면, 금새 땀이 나고, 수십 가지 우스운 상황과 다툼도 발생한다.
동네축구에서 골을 많이 넣는 친구는 곧 축구를 잘하는 친구였다. 하지만, 점점 골을 많이 넣는 동네형들, 친구들이 어딘가 모르게 얄밉게 보인다. 분명 골을 넣고 있는데, 어느 순간, 너무 골만 넣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자세히 보면, 골대 앞에서 상대 키퍼와 잡담하고 쉬다가 공이 넘어오면 손쉬운 1:1 상황에서 득점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경우 공격수는 형들이거나 힘이 센, 아니면 목소리가 큰, 그런 아이들이 도맡고 있다.
이렇게 부조리한 상황을 상당 부분 해결해 줄 수 있는 규칙이 바로 오프사이드이다. 동네축구에 오프사이드를 적용하면, 공격수 형아는 골대 앞에서 잡담하며 공을 기다릴 수 없다. 패스가 출발하는 시점에 공격수는 수비수보다 어떠한 신체의 일부분도 (any part of the head, body or feet) 골키퍼와 더 가까운 위치에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수비수는 공격수를 일일이 따라다닐 필요 없이, 수비수들 간 소통하며 선을 맞추며 오프사이드 트랩을 만들어 공격수의 위협을 관리할 수 있다. 이렇게 체력도 균형을 맞출 수 있고, 남는 체력을 다방면으로 경기에 활용할 수 있다.
축구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오프사이드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여러 사연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네축구의 예에서 보았듯이 득점하고자 하는 공격수와 이를 막고자 하는 수비수 간 공정한 경쟁이 키워드이다.
불공정한 경기는 보기에도 거북하고, 재미도 없다. 제 아무리 메시이고, 호날두라도 규칙을 어기면 제지당하고, 공격권을 박탈당한다. 그 어떤 무명의 공격수라도 반 다이크와 동일선상에서 대결할 수 있으며, 때로는 득점하고 때로는 저지당한다. 경기장 내에서 규칙을 따르지 않는 슈퍼스타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도 공정한 경쟁을 강제하는 오프사이드가 있다면, 그리고 이를 존중하고 따르는 진정한 시민들 (Citizens)만 존재한다면, 덜 억울한 세상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