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me] 12화 - 독서모임 모임장의 영향력

이고양의 독서모임 이야기

by 이고양


* [For me]는 이고양이 직접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경험하고 또 배워나간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글입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통해 독서의 즐거움과 독서모임의 매력을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 [For me]는 매주 금요일마다 에피소드 하나씩을 올리려 합니다. 이따금씩 쉬어가는 주가 생길 수도 있지만, 가능한 꾸준히 올리려 노력하겠습니다.







12화 - 독서모임 모임장의 영향력







모임이 가장 활발했던 5월과 6월을 지나 새로운 운영진인 병아리님과 다람쥐님이 함께 했던 무더웠던 7월과 8월도 흘러갔다. 그리고 For me의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던 가을이 다가왔다. 그래서 For me의 시계가 1주년을 가리키는 날. 우리는 For me가 시작된 곳으로 찾아가기로 했다.



독서모임 For me의 주요 활동 지역은 대전이다. 하지만 정작 For me가 결성된 곳은 대나무 숲이 울창하고 메타세쿼이아가 푸르른 전라남도 담양이다. 여우님과 나, 그렇게 남자 두 명이서 훌쩍 떠난 여행에서 즉흥적이자 계획적으로 결성된 모임이 바로 For me였기 때문이다. 1년의 시간이 흐르고 운영진은 2명에서 4명으로 늘어났으며, 넷이 된 운영진들은 처음 모임을 만들었던 카페를 찾아갔다.



지난 1년을 되짚었고, 앞으로의 1년을 함께 그려보았다. 우리끼리는 지난 1년을 'For me 시즌 1'이라고 불렀고, 다음 1년을 'For me 시즌 2'라고 불렀다. 시즌 1은 기대 이상으로 모임이 잘 꾸려졌으니, 시즌 2는 모임의 깊이를 더해보려는 의도였다. 네 명의 운영진은 열의를 불태우며 앞으로의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결과부터 말하자면 시즌 2는 For me의 침체기가 되었다. '소포모어 징후군'이라고 해야할까. 2년차가 되었을 때 처음보다 부진한 결과를 보이는 현상을 뜻하는 '소포모어 징후군'. 본편 만한 속편이 없다는 말 처럼, 더 잘 하고 싶었던 시즌 2는 시즌 1만큼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충분히 인지하고 개선하려 했던 이유도 있고, 아직까지도 내가 눈치채지 못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많은 이유들이 있지만 그 이유들을 하나하나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오늘은 그 많은 이유 중 딱 한 가지만 언급하려 한다. 그것은 내가 '모임장으로서 가지는 영향력'에 대해서 너무 가벼이 생각했었단 점이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하고 싶은 말은, 이 글을 읽는 모든 모임장들이, 혹여나 모임의 실패를 자신의 탓으로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점이다. 나도 오늘 하려는 말은 내가 했던 실수에 대한 부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온전히 나만의 탓이라고 여기는 것은 아니다. 그저 독자층을 고려해서 독서모임을 운영하려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나만 꼽아서 이야기 할 뿐이며, 굳이 이곳에서 남 탓을 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기반성 + 남 탓 골고루 잘 하고 있다. 하나의 모임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남 탓만 하는 것도 나쁘지만, 자책만 하는 것도 나쁘다는 점을 꼭 알아두길 바란다.



물론 모임장들이 자책하기 쉬운 이유는, 모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사람은 '모임장'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모임장의 성향이 모임 자체의 성향이 되어가고, 모임장의 태도가 구성원들의 태도로 옮겨져간다. 모임장이 열의가 넘치면 다른 운영진들과 회원들의 열의도 어느 정도는 따라오기 마련이며, 모임장이 열의가 사그라들면 다른 운영진들과 회원들의 열의에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다시 말하자면, 시즌 2의 침체기에는 모임장인 나의 활동이 뜸해진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는 것이다. 실제로도 시즌 2 기간 동안 참석 한 횟수는, 시즌 1 때 참석했던 횟수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활동이 뜸해진 것에 대해 이유를 들자면 나름 타당한 이유를 댈 수 있다. 시즌 1 때와는 달리 본업도 매우 바빠졌으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상황들이 바뀌며 시즌 1과 같은 여유로운 시간과 체력을 가질 수가 없었다.



나는 이 이유들 중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잘못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뜸한 활동은 나에게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으며 그것들이 잘못되었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잘못한 것은 타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간과했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이런 이유들을 알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그저 모임장의 활동이 뜸해졌다는 것 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는 내가 바빠져서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운영진들과 회원들이 여전히 활동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그건 사람의 심리를 잘 알지 못했던 나의 오판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했어야 할까? 모임장도 사람인지라, 바빠질 수도 있고, 더 중요한 일 때문에 모임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모임이 변함없이 잘 흘러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이 문제는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 옳은 선택일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그저 지금 시도하려는 두 가지 접근을 소개하려 한다.



첫 번째는 모임원들과의 관계성이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주요 구성원이라고 할 수 있는 운영진들. 그들과의 관계성이 좀 더 가까웠다면 어땠을까? 지금 내 상황이 어떤지, 왜 여유롭지 못하게 되었는지. 이런 이야기들을 좀 더 쉽게 꺼낼 수 있고,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관계였다면?



두 번째는 모임장의 권한을 내려놓는 것이다. 지금 For me의 모든 결정권과 권한은 모임장에게 집중되어 있다. 이 권한의 독점을 내려놓고 모임장의 권한을 최소화 한다면, 그 영향력도 적어지지 않을까? 물론 모임의 정체성을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과 규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만 명확하게 정해두고 모임장 개인의 권한은 거의 없다시피 해버린다면?



이 두 가지 접근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현재 For me 상황에 나름 맞는 방법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 결과가 드러나려면 적어도 반년은 걸리는 과정이 될 텐데.. 시간이 지난 후 좋은 결과로 다시 한번 글을 쓸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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