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의 간극이 너무 멀다

포기와 악행이 너무 쉬운 이유

by 이고양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배웠다.

'악은 쇠락하고 선은 이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올바른 자에게는 올바른 결과가 뒤따른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고 사회를 경험할 수록 그것이 항상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니, 오히려 아주 이따금씩 일어나는 기적같은 일이라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현실속 악은 모두 승리하고 있으며 선한 패배자는 너무 많으니까. 아무리 노력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꿈을 너무 많이 보게 되니까. 올바르게 살아온 대가가 얼마나 처참한지 많이 보았으니까.


그렇다면 저 오래된 격언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어쩔수 없는 현실 속에서도 올바름을 추구하게 만들기 위한 도덕적 격언일 뿐일까? 아니면 선한 바보들을 양산해내기 위한 악당들의 계락인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저 말들이 틀렸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인과의 간극이 너무 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과.

원인과 결과.

선한 행동이라는 원인 뒤에는 선한 대가라는 결과가,

악한 행동이라는 원인 뒤에는 악한 결말이라는 결과가,

노력이라는 원인 뒤에는 과실이라는 결과가

포기라는 원인 뒤에는 허무라는 결과가

이것이 바로 원인과 결과이다.


이 인과가 즉각적으로 발현된다면 우리는 모두 저 격언을 믿고 선하고 올바르게 노력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인과의 간극은 대체로 매우 멀다.

인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매우 적으며, 그것이 우리가 이따금씩 보는 기적같은 순간이다.

보통은 그렇다.

선한 행동이 칭송받는 것은 이미 그 선한 행동이 한껏 바보취급을 당한 뒤이다.

노력이 그에 합당한 과실을 맺는 것은, 미련할 정도로 기나긴 노력을 쏟아부은 뒤이다.

악한 행동이 처참한 결말을 맺는 것은, 이미 악한 행동으로 인한 이득을 취한 뒤이다.

포기한 자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것은, 그 인생이 끝날 때야 깨닫게 된다.


그래서 더욱더

선행은 힘들다. 좋은 결과가 돌아오지 않을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노력은 힘들다. 노력의 결실이 맺히지 않을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악행은 쉽다. 그 대가를 치르는 날이 오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포기는 쉽다. 무엇을 놓친 것인지 너무 늦게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더욱더

힘든 길을 가려고 노력하자. 두려워도 그것이 옳으니까

쉬운 길의 유혹을 떨쳐내자. 인과는 언젠가 이루어질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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