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내자 나도 너도
아들들을 등교시키는 길,
유모차 대신 붕붕카를 타겠다고 징징대는 딸을 차마 무시하지 못했다.
"아유, 이거 영 안 끌리네. 손목도 아프고."
가정용 붕붕카는 밖에서는 영 힘을 못 썼다.
언덕을 오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짜증이 섞였다.
"그냥 유모차 탈 걸 그랬지…."
엄마의 짜증을 눈치챈 걸까.
붕붕카에 앉은 딸이 내 손등에 입을 맞췄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딸의 손등 뽀뽀에 갑자기 초인적인 힘이라도 솟은 걸까.
나는 "부웅—" 입으로 소리까지 내며, 아까와는 다른 속도로 달렸다.
밤이 되자 오늘도 쉽지 않았던 육아를 마치고 잠이 들려던 참이었다.
그때 남편의 우는 소리에 깼다.
남편은 홀로 맥주 한 캔을 위로 삼아 울고 있었다.
눈물에 젖은 얼굴이 짠했다.
"너도 오늘 애들 보느라 힘들었지?"
감정 표현이 서툰 남편이 힘드냐고 묻는 건
오늘의 자기도 힘들었다는 뜻이다.
나는 말없이 회사 이야기를 들어주며
가장의 어깨를 토닥였다.
"내일 출근하려면 일찍 들어가 자자."
위로가 되지 않을 말도 건넸다.
"정 힘들면… 그냥 관둬버려."
나는 위로에 소질이 없는 사람인 것 같다.
남편은 더 말하지 말자는 듯 입을 다물고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누운 남편에게
아까 막내에게 받은 위로를 써먹었다.
볼에 뽀뽀, 쪽.
뽀뽀를 받은 남편이 나를 꼭 끌어안았다.
오늘하루
딸의 뽀뽀가 나에게 그랬듯
이 입맞춤이
당신에게도
조금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