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술 먹고 지른 퍼자켓은 진짜 미쳤다.
과하게 부푼 스타일에 은빛컬러까지 할리우드에서나 볼법한 디자인이다.
샀으니 입긴 입었다만
괜히 슈스가 된 기분마저 들었다
"이런 옷. 취향이실 줄 알았어요."
동네 엄마가 웃었다.
.. 그냥 욕을 하지 그러세요
그냥 하던 대로 드레스나 지를걸.
민망해진 엄마는 하교를 끝낸 아들들에게 속엣말을 툭 던졌다.
"너희가 나중에 나를 멋있는 엄마였다고 기억하면 좋겠어."
"엄마가 오래 살았으면 좋겠어."
"..엄마가 안 죽는 사람이면 좋겠어."
고맙다 내 새끼들
근데 내가 무슨 철인이냐
그래도,
"엔간하면, 안 죽어 볼게."
안 죽는다고 다짐했던 그날 밤도
아이 셋과 누운 침대에서
녹초가 된 엄마는 일어나질 못하는데
애들은 그때부터 또 놀기 시작했다.
침대는 레슬링장이 된 지 오래다
나는 이미 바닥이었다
그래서 더 잘 밟혔다.
으억.
"엄마가 철인이냐!!!
오래 살으라며!!!"
내가 아직 숨이 붙어있는 거 보니
어쩌면 철인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집 철인은
안 죽는 사람이 아니라
버티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퍼자켓, 사실 취향 맞다.
술은 마셨지만 옷은 취향대로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