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붕어빵이라도 성격은 내 딸

by 드레스 입는 엄마

막내는 인상 찌푸릴 때는 제 아빠를 꼭 닮았다.

웃을 때는 제 아빠를 더 닮았다.


남편과 걸어가다가 막내 친구들이라도 만나면

"와, 막내 아빠다!!" 라고 한다.


어떤 분은 이런 말도 했다.

"남편이랑 똑같이 생긴 딸 낳으면, 애 아빠가 엄청 예뻐하죠?"


남편은 발끈했다.

"그거 돌려까기 아니야?"


나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

"쟤는 그냥 정자로만 낳았어. 난자가 안 들어간 것 같아."


오늘 아침에는 둘이 마주 보고 자고 있길래

폰 카메라를 들었다.

찰칵. 찰칵.


카메라 소리에 눈을 뜬 남편이 물었다.

"뭐 찍었어?"

시비 거는 듯한 표정에 나는 또 낄낄거렸다.

"우리 막내 화났구나!!"


아들 둘도 남편을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막내를 보니 아들 둘은 그나마 외탁한 거였다.


하나 있는 딸이라고

막내랑 모녀룩도 입어 보고

색깔 맞춰 신발도 신어 보는데


아무리 해도 남편 같고

하는 짓마저 제 아빠 같을 때는

가끔 서운하기도 하다.


"웃는 얼굴은 홀로그램처럼 내 얼굴이 좀 보이지 않아?"

내 말에 남편은 단호했다.

"아니. 나 닮았어."

에씨.



오늘 아침 밥 먹을 때

막내가 반찬을 한데 다 뭉쳐서 버무렸다.


"밥을 이렇게 먹으면 어떡해!"

남편의 호통에

내 얼굴이 화색이 돌았다.


"나 닮은 거 찾았어!!"

남편이 의아하게 쳐다봤다.


"얘 술 잘 먹을 것 같아."

애한테 무슨 소리냐는 남편에게 말했다.


"밥 마는 거 보니까 소주도 잘 말 거야. 엄마 닮았네."


잘 웃지 않는 남편이

기가 막힌다는 듯 웃었다.


막내는 잘 웃는다.

잘 웃는 걸 보니

성격은 나를 좀 닮은 것도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안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