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는 이제 막 말문이 트였다.
다정한 둘째에게는 "오빠야" 그러면서
괴롭히는 첫째에게는 "00야" 그런다.
슬쩍 지나가며 밟아놓고도
둘째에게는 "미안."
첫째에게는 "안 미안."
"쟤 안미안하댔어!!!"
첫째의 분노버튼이 열리면
나는 얼른 수습을 한다.
"아기라서 발음이 아직 안 좋아서..."
며칠 전에는 슬쩍 첫째가 쥐어박았는지
엉엉 울면서 나에게 왔다.
"오빠가 때려쩌요."
첫째는 얼른 둘째 옆에 가서 태연하게 앉아있다.
막내는 더 크게 울며 소리 질렀다.
"00아!!!"
나는 첫째 등짝을 한대 치며 "쟤 말 못 한다고 안 때린 척하려고 했냐."
"이렇게 쎄게는 안 때렸다고!!!"
분해서 첫째가 소리를 질렀다.
나는 어린 시절이 늘 외로웠다.
육아가 벅찼던 부모님은 나를 키우며 같이 크셨고
나는 종종 혼자 컸다고 느꼈다.
요즘은 오히려 그 혼자인 느낌이 궁금해질 정도로 소란한 나날들이다.
이 시간이 감사하다는 걸 알아서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다.
근데 가끔은 체력이 한계에 부딪힐 때도 있다.
특히 오늘 밤.
막내는 연달아
"'나비야' 불러줘."
라고 했다.
노래를 부르다가 목이 쉬었다.
나비야가 질리자
"'주뚜 될꺼야' 불러줘."
<멋쟁이 토마토>를 시켰다.
한참 동요 메들리를 부르게 하고 나니
막내도 화답을 해준다.
<곰 세 마리> 멜로디로
"아빠는 뚱뚱해. 엄마는 뚱뚱해."
아기라서
뚱뚱해밖에 할 줄을 모른다.
"막내는 날씬해."
어??
날씬해 소리 할 줄 알았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막내를 쳐다봤다.
막내는 꺄르르 웃으며 말했다.
"안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