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마음이 먼저 터지는 아이다.
그래서인지
서운함도, 속상함도
유난히 크게 남는다.
“여보, 내 면도기 못 봤어?”
“엄마, 나 밥.”
“밥 안 먹었어어어어.”
“공주옷 줘요.”
아침부터 네 명이 한꺼번에 매달렸다.
그중에서도 첫째는 특히 화가 많다.
옷도 안 입은 채
“나 밥도 안 먹었다고.”
분해서 소리를 지른다.
오빠 성질을 알면서도
막내는 그 와중에 과자를 훔쳐 먹고 있다.
나는 급하게 과자를 뺏어 들고
첫째에게 옷을 입히고
뜯어진 과자봉지를 눈앞에 내민다.
“짜잔. 배고프다며.”
엄마의 관심이 싫지 않은지
첫째가 씨익 웃으며 받아먹는다.
아슬아슬하게 등교까지 클리어.
하굣길,
아들들이 꽃을 내밀었다.
“엄마 주려고 접었어.”
첫째는 까칠한 만큼
종이접기를 잘한다.
“진짜 꽃인 줄 알겠어. 고마워.”
둘째는 자랑스럽게
“이거 내가 접었다! 내 거야.”
…구긴 게 아니라 접은 거였다.
모르는 척했다.
그나마 나와 막내를 챙기는 건
첫째다.
“엄마랑 막내는 꽃 좋아하잖아.
핑크랑 빨간색으로 접어왔어.”
저렇게
섬세하게 챙길 줄 아는 아이라서
더 쉽게
서운해지는 걸지도 모른다.
“우유 줘요.”
막내가 첫째의 꽃을 밟고 지나갔다.
“진정해!!!”
이미 늦었다.
막내는 울고
첫째도 울었다.
“억울해!
내 선물 밟았다고!!!”
제 분에 못 이겨
제 꽃을 찢어버린다.
“밟은 건 서운할 수 있어.
근데 찢은 건 네가 찢은 거야.”
손부터 나가는 첫째를 막다가
나도 결국 언성이 높아졌다.
“여보, 면도기에 이거 뭐야?”
남편이 기겁을 했다.
면도기에 빨간 리본을 붙여놨더니
이제야 눈에 띈다.
“떼지 마. 눈에 잘 보이잖아.”
아직도 억울해서 울고 있는 첫째를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 마음에도
이렇게 눈에 띄는 표시가 있으면 좋겠다.
서운함도,
속상함도,
한눈에 보이게.
마음에도
빨간 리본을 붙이고 싶다.
눈에 띄게.
좋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