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완성은 자신감이다

by 드레스 입는 엄마

나는 평상시엔 '어디 가세요?' 드레스를 입고
잠잘 때는 중세공주 드레스를 입는다.

하얀 색깔 바탕에 레이스와 프릴이 많이 달렸다.
"안 거치적거리냐." 남편은 날 좀 귀여워하는 것 같다.

중세드레스에 빨간색 카디건을 걸치고
갈색 퍼조끼도 걸쳤다.

"거지 동냥하냐."
남편은 확실히 내 패션에 관심이 많다.

"이게 레이어드란 거야. 아오이 유우 모르냐고."

술 먹고 지른 옷들을 버릴 수가 없으니 잘 때 하나씩 걸친 게 레이어드룩의 완성.

아침에는 전쟁이다.
느그적대는 아이들 깨우고 밥 먹이고
막내 머리 묶이고
"니들도 아기냐!!!"
소리 지르며 아들들 옷까지 입혀준다.

세 아이 등교시간을 맞추고 나는 잠자던 차림새로 뛰어나간다.

"늦었다 나가자!!!"
거울 속 내 얼굴을 보고 머뭇거리는 찰나.

막내를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이게 뭐야 딸!!"

핀을 얹고 또 얹더니
머리 위에 탑을 쌓아놨다.


"나는 공주가 돼떠."
딸은 꼿꼿하게 머리를 세우고 걸었다.
저 자신감에 딸의 헤어가 좀 달라 보인다.

그래. 패션의 완성은 자신감이랬다.
한수 배운다 자식아.

지나가는 동네엄마가 아는 척하신다.
"모녀가... 투머치가 참 잘 어울리세요."

"감사해요 호호호."

내 옆에는 핀 탑을 흔들며 걷는 작은 공주가 있고
내 몸에는 잠결에 완성된 모리걸 룩이 펄럭인다.

창피함은 한 끗 차이다.
오늘 아침 우리는 꽤 당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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