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방에는 여왕벌이 있다

by 드레스 입는 엄마

막내는 하원길마다

단지 안 놀이방을 들른다.

그리고 그곳엔,

늘 여왕벌이 있다.


좁은 놀이방의 트램펄린은

그들의 아지트다.

“여긴 우리가 노는 곳이거든?”


눈매 사나운 언니들이

막내의 입장을 막는다.


나는 막내를 믿는다.


막내는 꺄르르 웃으며

트램펄린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

말한다.


“까꿍?”


놀이방엔

트램펄린과 미끄럼틀 하나뿐인데,

그 중 미끄럼틀까지 막혀버리니

막내는 다시 트램펄린으로 간다.


“가줄래?”

“까꿍?”


“우리가 노는 데야.”

“까꿍?”


마침내

여왕벌의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쟤는 나만 보면 자꾸 인사를 해.”


나는 거기에

회심의 일격을 날린다.


“이쁜 언니 좋아하거든요. 애기가.”


트램펄린의 문이 열린다.


언니들은 동생과

최선을 다해 놀아준다.


나갈 때도

막내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안녀엉.”


대단한 지지배.


나는 딸에게서

사회성을 배운다.


놀이방을 나오는 길,

입구 앞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아는 엄마들을 만난다.


엄마도 지지 않으마.


“어머나! 여기 다 모여 있었네!”


나는 더 반갑다는 듯

손뼉을 친다.


드레스 자락 끝에

꼬리가 달린 것 같다.


살랑, 살랑.


막내도 나도,

앙큼한 고양이보다는

꼬리 흔드는 강아지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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