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처음 본 순간 너무 잘생겼대."
둘째가 말했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웃다가,
그 다음 말을 듣고 멈췄다.
"그래서 남친하래."
"…뭐?"
여자친구여도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
너무 가까이 가지 마라.
행여나 구설에 오를까 봐 잔소리를 늘어놓다가,
슬쩍 물었다.
"이름이 뭔데."
"말해도 모를 거야."
우씨.
엄마 얘기만 하던 애가,
이제 다른 애 얘기를 한다.
그러고 보니
열정남이던 애가 학습지도 며칠째 밀렸다.
"내 사랑이었는데, 내 둘째."
"사랑 맞거든!!! 나 안 변했거든!!"
말만 그렇게 하고
소파에 누워만 있는 폼이 낯설다.
"와. 쟤 진짜 변했네. 내 남친이었는데."
숨겨진 그녀의 얼굴이 궁금하다.
"걔가 예뻐, 내가 예뻐?"
"엄마가 더 예뻐."
"걔랑 엄마 중에 누굴 더 사랑해?"
"엄마를 더 사랑하지~"
남편이 옆에서 소곤거린다.
"쟤, 상상연애 하나 본데."
우씨!!
상상연애면 그나마 다행이다.
세상이 우리 때랑은 다르니, 괜히 더 조심스럽다.
잠자리에 누운 남편이 둘째를 끌어안고 물었다.
"우리 아들 진짜 여친 있어?"
"응."
"여친 머리는 길어?"
"응. 길어."
"이름은 진짜 말 안 해줄 거야?"
"응."
상상연애는 아닌가 보다.
...만년 아기일 줄 알았더니, 짜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