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마음에 빛이 들어와?

by 드레스 입는 엄마

"첫째야 씻겨줄게."

"왜 씻으래애!!!"


"아 그럼 씻지마. 둘째야 씻자."

"왜 씻지말래!!!!!"


첫째는 이것저것 집어던지기 시작했다.


낮에 절에가서 5시간을 기도하고 왔다던 남편 눈이 돌아간건 5분이 채 안걸렸다.


"덩치값좀 해라. 순살치킨도 아니고."

남편 등짝을 한대 쳤다.


아들때문에 울그락불그락 하던 남편이 멈칫했다.


"순살치킨??"

"그래. 이 순살치킨아. 5시간을 기도했다더니 뭐 와르륵 멘션이야. 순살치킨도 아니고 골조가 이렇게 없냐."


농담이 먹혔는지 남편의 표정이 풀렸다.


저녁약을 첫째 입에 물렸다.

하고싶은 말은 많지만 묻는 말은 하나다.


"약 먹고나면, 마음에 빛이 들어와?"


엄마의 말귀를 알아들은건지 어쩐건지 아들은 "으응" 한다.

한창 뒤집어지던 화가 좀 가라앉았다.

빛이 들어온 건가.



막내는 어디서 주워왔는지 캐릭터 마스크를 얼굴에 올려 쓰고 "안보여." 놀이를 한다.


눈만 가리고 뛰어다니는 폼이 웃겼는지, 남편이 풋 웃었다.


"순살치킨, 잊지마. 우리 아들들도 저맘땐 저렇게 귀여웠어."

나는 남편의 등짝을 푹 찔렀다.


아들들은 나란히 앉아서 티비를 보고있다.


아들 마음에 빛은 모르겠고 남편의 마음에는 빛이 들어온것 같다.


"순살치킨이 뭐냐 남편한테."

"우리 집 골조노릇하기 힘들다. 나 용돈 올려줘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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