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휴 저 답답이.'
첫째는 놀이터에서 한 친구 뒤를 졸졸 쫓아다녔다.
"우리 집에 조종자동차 있다?"
"우리 집에 라부부 스크릿 버전 있다?"
어필할 게 저런 것뿐이라니.
첫째의 애정구걸도,
시크한 친구의 반응도 속이 상한다.
"어? 시크릿 라부부?"
마침내 친구가 관심을 보였다.
"이거 아주 비싼 거야. 좋은 거야."
아이는 선뜻 아끼던 인형을 줬다.
그제야 아이는 친구들 사이에 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속이 뒤집혔다.
밖에서는 입안의 혀처럼 굴다가
집에 오면 꼭 속을 뒤집는다.
한마디 하려다가
내가 저만할 때
친구에게 아끼던 미미 인형을 줬던 날이 떠올라
입을 다물었다.
그때 울 엄마가 뭐랬더라..
바보 같다 그랬던가.
답답하다 그랬던가.
아무튼, 이런 기분이었나 보다.
밖에서 실컷 놀던 친구는,
학원 갈 시간이라고 가버렸고
첫째는 그제야
둘째와 셋째 사이에 슬쩍 꼈다.
"배고픈데 집에 갈까?"
집에 들어오니
뭐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언성을 높이더니
기어코 둘째와 셋째를 때렸다.
"너 뭐 하는 짓이야!!!"
나는 언성이 높아졌고
첫째는 "엄마는 왜 나만 혼내!!"
되레 화를 냈다.
밖에서는 아무 말도 못 하면서
왜 집에 와서 식구들한테 이러는 거야.
"엄마 때문이야. 엄마 미워."
그 말이, 그대로 꽂혔다.
… 내가 저 나이 때
엄마한테 자주 하던 말이다.
'너는 너 같은 자식 키워봐야 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야 알겠다.
업보를 그대로 돌려받는 기분이다.
그래서
내 미미 인형은
그 집에서 잘 지냈을까.
다음 날, 라부부는 돌아왔다.
친구네 엄마가 비싼 것 같으니 돌려주라 했단다.
다시 온 라부부가
첫째 가방에서 촐랑댄다.
그 옆에서
내 드레스 자락도 같이 출렁인다.
엄마한테,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야겠다.
"엄마, 나 어떻게 키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