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 나나 고생많다

핑크돼지가 돼가는 엄마, 밤마다 산에 오르는 아빠

by 드레스 입는 엄마

첫째가 adhd 판정을 받고나니

'뭐라도 해볼수있음'에 감사했다.

우리 가정에 드디어 변화가 생기려나! 희망을 가져도될까.

그치만, 나의 기대가 컸던걸까.

약을 복용하고도 하루아침에 달라지진 않았다.


약을 처방받으면서 '아이가 천재가 되는 약이 아니에요. 부작용이 있으면 연락주세요'라고 얘기를 들었고 나도 알았다고 대답해놓고선 사실은 기대를 했나보다.


적응기간동안 아이는 오히려 밤마다 잠을 안자고 뛰어다녔다.

밤에 잠을 안자니 낮에는 좀더 예민해져서 소리지르고 징징거림이 더 심해졌다.

부작용인가 병원에 전화를 해야하나 고민이 많은 무렵

아이가 이틀째 팬티에 똥을 안쌌다.

오 괄목할만한 변화였다.


약물에 적응을 하고있는 중인가

이 약은 각성상태를 지속시킨다고 했다.

내가 아침마다 기분전환을 위해 마시는 커피처럼

아이도 기분전환을 위해 아침마다 콘서타(adhd약)를 먹는거구나.

그렇게 머리로 이해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밤마다 안자고 방황하는 녀석을 보는 내 마음은 힘들다.

나는 오랜만에 올핑크 원피스를 꺼내입었다.

올록볼록 멀리서 보면 핑크돼지가 따로없다.


"더는 못참겠어. 산에가자."

남편은 밤9시에 첫째를 데리고 나갔다.


고려장이라도 하려고???

아이를 버리려고 그러나 내심 불안해서 뒤쫓아 나갔더니

아이랑 같이 등산을 하려고 그런다네.

기운도 뺄겸 본인 다이어트도 할겸.


핑크돼지 옷을 입은 내가 남편을 보고 웃었다.

너나나나 참 고생많다.

모로가든 잘키우게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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