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씨.” 시어머니가 욕한 날

뜻밖에 시어머님이랑 찐친이 됐네

by 드레스 입는 엄마

"아니 너 아프면 애들은 어떡하려고."

>>"어머님이 대신 손주 봐주시면 되지."


되바라진 내 말에 시어머님이 차마 욕은 못하시고 "야 씨." 하셨다.

어머님이 웃는 낯엔 침 못 뱉으실걸 아니까 배시시 웃었다.



며느리년은 도둑년이라더니 나란 년은 시어머님께 대놓고 도둑질을 한다.

"어머님 나 커피 사먹을 돈 좀 줘요. 신랑은 안 사주니까 어머님이 좀 사줘요."

어머님이 기가 막혀서 "내가?? 왜??"


"왜 네 엄마 아빠 놔두고 시댁 와서 이러냐."
어머님이 하시려는 말을
내가 먼저 했다.
"내가 친정보다 시댁에 더 자주 오잖아요."

뻔뻔한 며느리 얼굴을 보면서 어머님이 "허참." 하셨다.


처음엔 사이가 나빴다.
어머님은 아들만 둘 키우신 분이고
나는 천상 문학쟁이였다.
쉽게 말해
말 센 시어머니와 말 많은 며느리였다


'너는 성격이 진짜 문제가 있다' 하시는 어머님과 '어머님 때문에 저 이혼할 거예요.' 바락바락 대드는 며느리.


쌍둥이들 낳고서도 관계회복이 크게 안되는 것 같더니

막내가 태어나고선 어머님이 그러셨다.

"너 닮아서 애기가 이쁘다."


요즘은, 어머님 눈에 나는 철딱서니가 애를 낳아서 종종대는 딸년이 됐다.

"난 부쩍 네가 불쌍해 죽겠다."

"내가 이렇게 애들 키우는 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새삼스럽게 불쌍해요?"

까르륵 웃는 딸년같은 며느리.

요새는 아들만큼 생각난다는 며느리.


애들 신학기니까 도와달라는 며느리를 무시 못하고 일주일이나 와계시던 어머님이 오늘 지방에 있는 시댁으로 가셨다.

돈 아껴라고 드레스도 못 사게 하시지만 그래도 어머님 가신다니 울컥해서 같이 가자고 졸라댔다.


"내일 당장 애들 학교 가야 하는데 지금 어찌 내려갔다가 올라오니 네가. 애들 키우는 엄마는 몸살 나면 안 된다."

버스 타고 내려가신 어머님 빈자리가 썰렁하다.


씨잉.. 같이 내려 가자니까.

기어코 다음주 주말에, 드레스입고 시댁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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