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을 애써 무시하며 기차를 탄다. 그래도 집에 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지난 한 주를 흘러가게 내버려 둔다. 수요일엔 이런 일이 있었고 금요일엔 또 다른 일이 있었지만 토요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부전역은 고향인 울산으로 가는 '문'이다. 지금 사는 곳에서는 지하철을 타도 버스를 타도 20분 내에 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기에 울산은 나에게 그리 먼 곳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부전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거나 20분 정도의 간격으로 부전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얼마간 가다 보면 한 시간 남짓한 시간 후에 울산에 도착한다.
역 안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기다리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들의 시선이 허공에 머무르는 동안 몇 대의 기차가 출발과 도착을 반복한다. 사람들은 기대와 기다림 그 어느 중간에 서서 일상을 잠시 멈춘다. 나도 그 중간에 섞여 기다림과 기대를 섞는다.
문득, 떠나고 도착하는 그 과정이 너무나도 삶과 닮아있어 눈물을 글썽였다. 내가 수없이 두드린 문들과 내가 말없이 밟은 길들의 연속들을 기차는 아는 것 같다. 부전역은 나에게 있어 출발과 도착, 그리고 그 중간의 어느 '감정'이자 '추억'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추가될 예정입니다
<부전역>
부산 1호선
부산 부산진구 중앙대로 7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