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누구에게 무슨 이유를 물어봤냐고요?
이 글은 브런치북 '나의 부산 지하철 일기'의 첫 글이며
도대체 왜 갑자기(!) 이와 같은 주제로 브런치북을 연재하기로 했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는 글이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은 늘 심오합니다.
자신이 내린 결정을 늘 신뢰할 수는 없거든요.
브런치북 연재도 그렇습니다.
어떤 주제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더라도
시작은 늘 복잡하고 어수선합니다.
첫 글이 가장 그러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런저런 핑계만 대고 있군요.
이제 조금씩 하나하나 이야기를 풀어봐야겠습니다.
몇 가지 질문들.
1. 왜 하필 지하철인가요? 지하철 일기는 왜 쓰나요?
: 저는 울산에서 태어났고, 대학교 입학을 위해 스무 살 때부터 한동안 서울에서 살았습니다. 울산에는 지하철이 없기 때문에, 서울에서 탄 지하철은 신세계였죠. 교통체증의 저주(?)에 걸릴 일도 없고, 특히 우리나라의 지하철은 정말 쾌적합니다. 부산에 온 건 2020년도에 결혼을 하고 나서입니다. 마침 부산에도 지하철이 있었고, 다시 당분간 운전을 하지 않게 되면서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부산의 경우 차를 직접 운전하여 이동하는 것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더 편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산을 벗어나 멀리 나들이를 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지하철을 타고 다닙니다. 결혼한 지 시간이 조금 흘렀고, 그동안 부산 이곳저곳을 지하철로 많이 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특정 역 그리고 그 주변에 얽힌 개인적인 추억들도 함께 쌓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2. 지하철역 얘기는 그저 그렇지 않나요?
: 지하철역에 대한 소개글은 아닙니다. 특정 역과 역 주변을 방문한 경험과 그와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이제 막 30대 후반이 된 저의 일상과 생각들을 함께 엮어 글로 쓸 예정입니다. 때로는 그곳에서 친구와 나눈 잡담이 글의 소재가 될 수도 있고, 남편과 찾은 맛집이 글의 소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혼자서 장소를 방문하며 혼자 골똘히 생각에 잠겼던 기억을 글로 풀어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3. 언제, 얼마나 자주 글을 업로드하나요?
: 일주일에 한 번, 매주 금요일 글을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혹시 주말에 부산을 찾으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금요일을 연재일로 정했습니다.
가까운 거리를 이곳저곳 다니는 것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을 가만히 살펴보는 일은
의외로 잘 하지 않지요.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를 고요히 들여다보는 것은
자신의 삶에 애정을 쏟아붓는 과정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몸담고 있는 장소에 대해 좀 더 알아가는 동안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도 막연하게나마 생각할 수 있고
지금까지 쌓아온 추억도 되새겨볼 수 있으니까요.
바로 그런 마음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이 글들을 통해 삶과 일상에 감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