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별 것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이 삶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모든 것에 진심을 다하는 사람들을 한 데 묶어 욕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러다 보면 잃게 되는 것도 많았지만 얻게 되는 것이 더 많아 또 하루를 괜찮게 살아낼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2025년, 시간이 훌쩍 흘러 나는 적어도 나이만큼은 어른이 되어 있다.
기대하는 것이 많을수록 실망하는 일도 많다지만, 오늘의 기대는 내일이 있게 한다. 그래서 나는 매 순간을 기대로 가득 채운다. 그리고 그 순간들 모두에게 최선을 다한다. 얼마 전 자기소개를 할 일이 있었을 때 굳이 나를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것도 그것이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뻔한 말이어도, 그리하여 나조차 정말 뻔한 사람이 되더라도, 나는 나를 그렇게 소개하고 싶었다.
수술 후부터 지금까지 몇 달의 기간 동안 꽤나 열심히 살았다. 몸이 아팠던, 매번 응급실에 가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며 마음 졸이던 그 시간들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나는 일 년 정도 손도 대지 못하던 이런저런 일들을 몇 달 동안 해 내었다. 강의를 듣고 자격증을 취득하고, 프리랜서로서 다시 수업을 몇 개 맡았고, 한 번쯤 꼭 해보고 싶던 서평 쓰기에 참여하고, 꾸준히 책도 읽고 있다. 남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일상일 뿐인 이런 일들조차 나는 한동안 못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지금 주어진 이 일상들이 너무 고맙게 느껴진다.
'나는 매 순간에 진심이야'라고 말하며 장난스레 남들에게 얘기하곤 했지만, 정말이지 내가 모든 순간에 진심을 다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이 일상들이, 이 삶이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는 시간마저 우리가 진심을 다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