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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왈이의 마음단련장 Nov 18. 2018

비관적인 나 자신에게 브레이크를 걸고 싶은데 어쩌죠?

김지연 상담심리 전문가와 왈이가 함께 고민하고 들어주는 Q&A

'비관적인 나 자신에게 브레이크를 걸고 싶어요'

나의 최악은 늘 내가 만들고 있네, 이런 생각을 자주 해요. 일어나지 않은 일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게 습관이 된 것 같아요. 기저에는 ‘안 될 것 같다, 잘 못 할 것 같다’ 거나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이 깔려있어요. 

생각이 여기서 멈추면 그래도 괜찮죠. 근데 생각이 자꾸 번져나가요. 한 달 뒤, 일 년 후를 넘어서 그냥 인생 전체가 안 좋은 쪽으로만 흘러갈 것 같고. 그러니 뭘 하든 크게 기대가 되지 않고요.

현실은 그렇지 않고 내가 하기에 달려있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그래서 이런 생각 그만 하고 털고 일어나고 싶은데 그게 안 돼요.


첫 문장을 듣고 참 마음이 아팠어요. 나의 최악을 늘 내가 만들고 있다고 하셨는데, 최악의 상태에 대해 외부로 탓하지도 못하고 자기 자신을 미워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나를 미워하는 나는 무서운 적이에요. 그게 우울의 시작이거든요.


우울이 무서운 건 자동으로 부정적인 생각만 자꾸 떠올라요. 이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나 자신에 대해서도 미래에 대해서도 자꾸만 힘 빠지는 생각만 떠오르는 것 같아요. ‘털고 일어나고 싶다'는 표현을 쓰셨는데 마음의 병이 깊은 상태에는 그만하고 털고 일어나고 싶다고 해서 단번에 그렇게 되지가 않아요.


열감기가 있을 땐 몸도 따뜻하게 해 주고 약도 먹고, 죽도 먹고,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마음의 병에 대해서는 그런 단계를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지금 상태는 잘못된 거야. 당장 이걸 떨쳐버려야 돼’라고 생각하기 쉬운 것 같아요. 열감기를 앓다가 벌떡 일어나서 달리기를 할 수 없는 것처럼 지금은 마음을 따뜻한 이불로 감싸고 가만히 누워 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호된 열감기가 걸렸는지를 생각해볼 때에요.


요즘 어떻게 살고 있는지,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언제부터 안 될 것 같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침투하기 시작했는지 어떤 습관이 문제였는지 열나는 이마 짚듯 짚어봐야 하는데요. 우울할 때는 물귀신처럼 내 에너지를 깎아먹는 생각만 떠오르기 때문에 혼자 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특히 이 정도로 기력이 떨어진 상태이면 부정적인 생각에서 스스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을 수 있는데요. 우선은 열감기에 걸려 누워있는 나에게 ‘얼른 나아야 해’라고 하기보다 ‘너 지금 마음이 아프구나’라고 이야기해주면 어떨까요. 지금 내 마음속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개가 짖고 있는데 언제부터 그랬는지 어떤 이유로 그러고 있는지 한번 물어봐주면 좋겠어요.


왈이의 마음단련장에는 우울한 마음에 귀 기울여줄 왈이와 친구들, 그리고 제가 따뜻한 차를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답니다. 지금은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피어오를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아프니까 좀 쉬러 갈래’라는 생각으로 몸을 일으켜 나와보셨으면 좋겠어요. 


잠잠하고 고요한 목소리로 직접 듣기 :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393/clips/120

인간들이 퇴근길에 마음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면 어떨까. 무겁게 지고 있던 어깨의 짐을 잠시 내려두고

고민과 마음을 털어놓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한 것 같다. 


심리상담이라고 하면 인간들은 무겁거나 어려운 주제로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상담사를 만나서는 그냥 요즘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하면 된다. 내가 좀 이상한가? 이런 이야기까지 해도 되나? 이런 생각은 계속 마음에서 피어오르겠지만 상담사는 판단 없이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어준다. 어려운 이야기,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꺼내고 그것이 내쳐지지 않고 수용될 때 우리는 회복한다. 이것이 바로 마음 운동의 과정이다. 


�마음 운동을 시작하고 싶다면 먼저 인간의 고민을 구체적으로 써서 보내줘! 왈이의 이웃이자 커뮤니티 심리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는 상담 심리 전문가 김지연 선생님이 인간의 마음을 진단하고 마음 근육을 키워줄 거야. wal.am/order나 hello@wal.am으로 보내주면 돼. 고민은 모두 익명으로 소개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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