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는 게 머리, 몸, 마음 모두에 좋다
평일에 집에서 점심을 먹게 되면
주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다.
샐러드 재료 : 채소믹스, 견과류 한 줌, 삶은 달걀 2개, 방울토마토 10개, 냉동 블루베리
샐러드 소스 : 올리브오일, 소금과 후추
보통은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보며 먹는다.
하루는 영상을 보지 않고 먹어 볼까 싶었다.
잔잔한 클래식을 틀고,
커튼을 열었다.
창밖을 보며 샐러드를 먹었다.
먼저 방울토마토를 집어 입 안에 넣고
우물우물 천천히 씹으며
창밖을 봤다.
채소들을,
견과류를,
삶은 달걀을,
냉동 블루베리를,
그렇게 천천히 먹었다.
먹는데 30분쯤 걸렸다.
영상을 보지 않으니,
자연스레 더 오래 천천히 먹게 된다.
몸에도 좋겠지만,
마음에도 좋은 것 같다.
영상을 보면서 정신없이 먹고 나면,
재미는 있지만,
회복되는 느낌은 적다.
하지만 영상 없이 먹고 나니,
명상을 하고 난 것처럼,
편안했다.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는 게 좋을 텐데,
언제부터 이것이 어려워졌을까?
밥을 먹으며 영상을 보고,
달리기를 하며 오디오북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며 휴대폰을 한다.
밥만 먹는 일이,
달리기만 하는 것이,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게,
아깝게 느껴지는 걸까?
지금 하는 일을 소중히 여기며,
오직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삶을 살고 싶다.
아직은 그게 잘 안된다.
책, '정리하는 뇌'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우리는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산다.
그것이 능력이며,
자신은 그 능력이 뛰어나다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 뇌는 멀티캐스팅에 적합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우리가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두 일 사이를 아주 빠르게 왔다 갔다 하고 있을 뿐이다.
신속하게 지속으로 주의를 전환하게 되면
뇌의 연료는 금방 바닥이 나서 탈진하고 혼란스러워진다.
이것은 머리를 쓰는 일과 몸을 쓰는 일,
모두에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나 반복해서 여러 과제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불안이 일으킨다.
마음 안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에게,
가장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이 사실을 아는데도 잘 안된다.
오랜 습관 때문일까?
정보 중독증에 걸린 걸까?
한번에,
하나씩,
욕심을 버리고,
천천히,
조금씩,
한 가지에 집중하는 시간을 늘리고 싶다.
그런 삶이 더 풍요롭게 건강할 것 같다.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나는 자신에게 묻지요.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잠자고 있네.〉
〈그럼 잘 자게.〉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일하고 있네.〉
〈잘해 보게.〉
〈조르바, 자네 지금 이 순간에 뭐 하는가?〉
〈여자에게 키스하고 있네.〉
〈조르바, 잘해 보게. 키스할 동안 딴 일일랑 잊어버리게.
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네. 자네와 그 여자밖에는.
키스나 실컷 하게.>
::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이윤기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