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3년째 여름휴가를 제주도의 서쪽에서 보내게 되었다. 서쪽의 장점은 저녁 산책길에 석양을 아주 가까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석양으로 유명한 한담해변에서 훨씬 더 서쪽에 있는 판포포구로 가면 또 다른 느낌의 석양을 볼 수 있다. 훨씬 가깝고 따뜻한 느낌이다. 일몰 시각이 가까워져 오면 바로 얼굴 높이에서 강하게 쏘는 햇볕이 좀 뜨거우니, 조심해야 한다.
서귀포 쪽으로 이동하면 사계리 바다를 볼 수 있는데, 만약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원래 사계리 바다는 흐린 날에 더 좋다고 한다.
날씨가 흐린 날의 바다는 또 다른 인상을 준다. 사람도 별로 없고 조용히 파도 소리만 들리는 바다는 왠지 신비롭기까지 하다.
바다는 어디서 보는지에 따라, 언제, 어떤 날씨에 보는지에 따라 다른 인상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