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정신없는 와중에 새해를 맞았다. 실로 오랜만에 일주일에 다섯 번 출퇴근하는 일상에 놀란 육신을 애써 진정시키며, 새로운 장소에서 하는 새로운 일에 차근차근 적응해 가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부터 난생처음 일하게 된 곳은 집에서 대략 한 시간 정도가 걸리는 다소 먼 거리. 하지만 처음 일을 배우기에는 딱 좋은 아담한 규모의 카페다. 오피스 상권에 위치한 곳이라 아침 출근 시간과 점심시간 이후에 손님이 몰리기는 하지만, 비교적 업무 난도가 높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복층도 아니고, 화장실도 입주 건물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사실 직장 생활이 힘든 이유는 일보다는 사람 때문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 오래 일한 사람들이 많은데, 지금까지는 모두 친절하게 대해주고 있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알려준 내용을 꼭 하나씩은 빼먹어서 일을 두 번씩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지만, 크게 짜증 낸 표시를 내거나 필요 이상으로 군기를 잡거나 하지 않는다. 지난 시간을 되짚어 보면 노력하는 것에 비해서는 운이 좋은 편이다. 이번에도 약간의 행운이 따라주지 않았나 싶다. 고맙게도.
하지만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초심자에게는 역시 무엇이든 어려운 것. 여전히 매장이 돌아가는 루틴을 숙지하지 못하고, 일의 순서도 종종 헷갈리고, 주문 실수도 꼭 하루에 두어 번은 하고 있다. 왜 인간의 뇌는 용량이 한정적이라 하나를 기억하면 다시 하나를 까먹는지. 실수는 할 수 있지만, 같은 실수가 반복되는 기미가 벌써 보여 걱정이다.
근무하는 내내 스스로 되뇌는 말이 하나 있다. “서두르지 않기.” 괜히 마음만 바쁘고 되지도 않게 빠릿빠릿 코스프레를 하다가 꼭 사고가 난다. 까불지 말고, 주제에 맞게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하는 데 집중하자. 해가 바뀐다고 계획 같은 것은 세우지 않은 지 오래되었는데, 오랜만에 새해 계획이 생겼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고 싶어서 산다. 불행하고 싶어서 사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는 돈이 많으면 행복해질까 싶어 열심히 일을 하고, 또 누군가는 꿈을 이루면 행복해질 것 같아서 매일 노력한다. 어쨌든 삶의 목적은 한 가지다.
행복해지는 것.
몽골 준마가 되었든 제주도 조랑말이 되었든, 마음속에 튼실한 말 한 마리 키우는 기분으로 많이 움직이고, 땀 흘리고, 노동의 가치에서 행복을 찾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2026 행복 추진단이라도 창단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