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돈과 시간
회사에서 하루에 한 시간 단축근무를 한지 한 달이 되었다. 일찍 퇴근할 때마다 밝을 때 집에 가는 것도 너무 좋고(노안 이슈로 어두울 때 운전하면 눈이 침침했다.흑), 차도 덜 막히고 여러모로 만족도가 최상이었다. 그러다 급여날이 되었고, 덜 일한 만큼 돈도 덜 받게 되었는데 1월이다 보니 각종 수당이 더 붙어 비례감액되는 금액이 꽤 컸다. 행정선생님은 이를 나보다 더 안타까워하며 추석 때는 그냥 정상근무하는 게 어떻겠냐고도 하셨다. 물론 나도 속이 쓰렸다. 도대체 이게 얼마여 싶었다.
그러나 아이가 둘이고 아직 어린이집에 다니는 둘째도 있는 워킹맘인 나는 사실 돈보다는 시간이 더 귀하다. 생각해 봤는데 돈 때문에 그냥 원래대로 근무하면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총 급여의 1/8이 깎인다고 생각하면 생각보다 금액이 정말 컸는데, 그만큼 일하는 시간의 1/8을 덜 일하는 것도 나는 꽤 큰 시간을 벌고 있는 셈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어린 시기에는 그 시기만의 중요한 것들이 있고,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것이 엄마의 돌봄과 함께 보내는 시간일 것이고, 이 시기에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더 누리게 해주는 것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크고 상황이 달라지면 나의 생활패턴도 달라질 수 있겠지. 그때는 시간보다 돈이 더 중요해지려나?
지금도 돈을 많이 버는 건 아니지만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꽤 많은 비율을 저축할 수 있고, 먹고 싶은 것도 먹을 수 있고, 사고 싶은 것도 살 수 있고. 사실 돈이 많을수록 욕구와 소비는 커지기 마련이고, 그게 시간이 부족하고 스트레스가 커질 때는 더 불필요한 낭비가 늘어나게 된다는 것을 지난해 하반기에 몸소 경험하지 않았는지. 그래서 너무 넘치는 것도 좋지 않고 나의 정신건강과 일하는 시간과 소득 간의 적당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선택한 이 상황에 적절하다고 아직까진 느낀다.
올해는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진작에 더 철저하게 기록했어야 하는데 그냥 돈 있는 범위에서 막 쓰다 보니 안 되겠다 싶어 엑셀파일을 만들어 기록하고 있다. 올 1년의 기록을 바탕으로 내후년의 계획도 세우고 내 씀씀이와 가계를 잘 관리해야지. 덜 번만큼 덜 쓰면 되고, 이미 지금 가진 것들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내가 가진 돈보다 덜 욕망하면 그게 부자가 아닐까.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지금의 상황에 만족한다. 삶의 모든 측면에는 양면성이 있고 한가지에만 집중하면 다른 면이 보이지 않게 된다. 시간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누군가가 나를 안타까워하거나 흔들리게 해도 나만의 결정을 현명하게 내리고 나의 가치에 대한 심지를 지킬 수 있길.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 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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