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죄책감 서린 미소에 대하여

너머를 걷는 사람

by 이동주

이 에세이들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나의 생각의 흐름에 따라, 기억의 파면이거나 - 혹은 내가 관찰한 순간의 감정과 생각을 두서없이 옮긴 조각들의 나열이다. 나는 당신의 삶의 순서를 모른다. 당신 또한 나의 삶의 순서를 알지 못한다. 다만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우리는 함께 그 순간 너머를 걷고 있다.


- 죄책감이 서린 미소에 대하여


인간이란 우습다.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서 있는 이유가 도구를 다루는 지능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다른 동물과는 달리, 개개인이 특별하고 고유한 존재라 믿는다. 감정적 지능이 높다는 인간은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를 형성하며 살아간다.

그것이 곧 인간이 타 종보다 더 '고등한 존재'임을 증명하는 요소라 말한다. 하지만 정작 공감과 이해라는 감정은, 인간이 얼마나 비슷한 존재인지, 얼마나 고만고만한 방식으로 타인을 대하는지를 드러낸다. 인간은 특별한 듯 하지만, 대개는 별다를 것 없는 얼굴을 하고 있다.


우리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정중한 무책임', 죄책감이 서린 그 미소는 베트남의 것만이 아니다.

어디를 가든, 어떤 사회든 그 군상 속 몇몇은 그 얼굴을 하고 매우 예의 바르게, 아주 무례하게 당신을 대할 것이다.


어쩌면 몇몇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너는 그럼 얼마나 고결하고 잘났기에, 누구나 언젠가 지어보았을 그 미소를 비난하느냐"라고. 나는 그 미소를 비난한다. 그것이 내가 더 고등하거나, 잘나서가 아니다. 그 미소는 내 일상에 분노와 불편을 불러왔고, 나는 감정을 넘어서 그 순간을 붙잡아 관찰했고, 그렇게 글로 옮겼다.

그리고 나는 특별하지도, 고결하지도 않다.

당장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죄책감 서린 미소를 짓고 있을지도, 누군가에게 정중한 무책임을 건넸을지도 당신은 알지 못한다.


나의 그 미소는, 다른 이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얼굴일 뿐이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묻는다. 우리는 정말 다르기만 한가? 아니, 인간이라는 얼굴은 어쩌면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정중한 무책임'이라는 얼굴 아래, 우리는 누구나 조금씩 비슷한 죄책감을 품고 살아간다. 나는 그 얼굴들을 관찰하고, 그 안의 침묵을 기록한다.

이 시리즈는 그 기록이다.

keyword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