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품에서 잠이 든 너에게

by Walken

사랑하는 아들아


나는 지금 드뷔시의 달빛을 듣고 있단다.



나는 종종 이 노래를 들으면서 시간을 거슬러 네가 아주 어렸던 시절로 돌아가곤 해


새벽에 깨서 물을 끓인 뒤에 미리 끓였다가 식힌 물을 잘 섞어 네가 먹기 알맞은 온도로 물을 젖병에 담고, 분유를 세 스푼 떠서 뚜껑을 닫고 잘 흔들면 금새 네가 먹을 분유가 만들어지지


그럼 작디 작은 너를 한팔로 안고 다른 한팔로 너에게 분유를 물려 그럼 너는 아주 맛있게 분유를 먹어주지


네가 분유를 다 먹고 나면 나는 너를 안고 너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줘 너가 트림을 해야 다시 안심하고 재울 수 있으니까


그렇게 너를 안고 있는 시간, 작고 예쁜 너를 품에 안고 있는 시간에 주로 듣던 노래가 이 노래야


여러 노래를 다 시도해봤는데 네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이 노래였거든


창밖으로 불켜진 집이 거의 안보이는 깊은 새벽, 조용한 가운데 너를 재우던 그 시간이 나는 정말 손꼽히게 행복했단다.


그래서 그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이 노래를 참 좋아하게 되었어


조심조심 잠이 든 너를 다시 눕히고 나는 얼른 젖병을 씻고 삶아 거기까지 하고 나면 다시 다음번 분유시간까지 잠깐 잘 수 있는 거야


너도 아빠가 되면 알게 되겠지만, 사실 잠이 부족한 건 전혀 힘들지 않아 사람 몸이라는 게 신기해서 8시간을 꼬박 자야 피곤이 풀리던 내가 6시간을 2시간씩 나눠자도 거뜬해지더라고


그저 너가 잘 먹고 안아프고 잘 커주기만을 바랬고, 그리고 그렇게 자라준 너가 많이 고맙다.


사랑해 ♡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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