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언젠가의 오늘을 기약하고 있어.
그렇게 분주함이 식었던 시간, 어둠 속에 일렁이던 파도는 말을 이어가지 못하게 만들었었지.
다시라는 혹은 다음이라는 시간을 기대한 채, 마주했던 시간은 또 한 발짝 내딛는 어둠 속 산책로를 걷는 발걸음 속으로 옅어져갔을 테야.
들어볼래? 세상에 수많은 색들이 있어. 결국 다른 색을 가지고 표현하며 살아가지.
그것들 사이에선 상당히 비슷한 녀석도 있고, 전혀 달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들도 공존하고 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색을 찾으라면 단연코 검정이야.
빛에 가려진, 보이지 못 했던 검정.
나뭇잎 사이로 어둠만이 존재했던 공원의 검정.
또 표현되지 못 했던 마음 깊은 곳의 검정.
불쑥 불쑥 찾아오던 상처받은 기분도 감정의 검정으로 아스라이 사라지고
언제나 변함없는 흔들림 없는 큰 감정의 끝이었으면 하는 검정이야.
또 기억 저편에서 들려올지 모르겠어.
“오늘은 뭐 할 거야?”라는 말.
그래서 나는 다시 언젠가의 오늘을 기약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