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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곤 Gon Dec 09. 2016

분주함이 식었던 시간

다시 언젠가의 오늘을 기약하고 있어.

마카사르, 인도네시아 2016



그렇게 분주함이 식었던 시간, 어둠 속에 일렁이던 파도는 말을 이어가지 못하게 만들었었지.
다시라는 혹은 다음이라는 시간을 기대한 채, 마주했던 시간은 또 한 발짝 내딛는 어둠 속 산책로를 걷는 발걸음 속으로 옅어져갔을 테야. 
들어볼래? 세상에 수많은 색들이 있어. 결국 다른 색을 가지고 표현하며 살아가지. 
그것들 사이에선 상당히 비슷한 녀석도 있고, 전혀 달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들도 공존하고 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색을 찾으라면 단연코 검정이야. 
빛에 가려진, 보이지 못 했던 검정.
나뭇잎 사이로 어둠만이 존재했던 공원의 검정.
또 표현되지 못 했던 마음 깊은 곳의 검정.
불쑥 불쑥 찾아오던 상처받은 기분도 감정의 검정으로 아스라이 사라지고 
언제나 변함없는 흔들림 없는 큰 감정의 끝이었으면 하는 검정이야.   

또 기억 저편에서 들려올지 모르겠어. 
“오늘은 뭐 할 거야?”라는 말.
그래서 나는 다시 언젠가의 오늘을 기약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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