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 <임진각>
2006년 11월, 인간의 수 천년 역사에서 가장 참혹하고 지금도 지구 어느 곳에서는 계속 되고 있는 ´전쟁´. 인간의 추한 욕망으로 시작된 전쟁은 언제 쯤 끝나고 평화가 올 것인가. 우리의 역사에도 수 많은 전쟁을 통해 이 땅에 피를 흘리고, 눈물을 흘려왔다.
50여 전 동족 간의 이념의 갈등으로 인해 벌어진 6.25 전쟁도 그 중 하나다. 서로 다른 이념을 인정하지 못해 총과 칼을 든 전쟁은 조용한 일요일 아침에 일어났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을 남겼다. 지금도 그 참혹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있는 그 곳 ´임진각.
오늘도 그 날을 기억하며 유유히 흐르고 있는 임진강을 멀리서 바라보며, 철책이 가로 막혀 가고 싶어도 못가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 가깝고도 먼 북녘 땅에 두고 온 가족의 생사도 알 수 없는 백발의 할아버지는 오늘도 고향 땅을 바라보며 어머니, 아버지를 불러본다.
그리고 이제 고향을 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 죽어서라도 고향의 흙에 묻힐 수 있을까. 북녘에 계신 부모님께 수 십년의 세월동안 아침 문안도 드리지 못한 불효자의 심정은 오늘도 달리고 싶어도 철길이 끊겨 가지 못하는 철길을 멀리서 나마 바라보며 눈물을 흘린다.
매년 이 곳 ´임진각´ 광장을 몇 번 씩 방문한다는 어느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젊은 세대로서, 그 분의 심정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어머니에게 예전에 들었던 6.25 전쟁의 실상을 떠올리며, 숙연해지는 마음 감출 수가 없다. 어머니는 6.25 전쟁이 터지면서 어머니의 고향 집에도 그 회오리가 닥쳐 어머니의 외삼촌이 산으로 끌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어머니는 그 때 어린 나이였고, 나중에 어른이 되서야 이모 할머니에게 그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전쟁이 남의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고 마치 눈 앞에서 펼쳐지는 것처럼 생생하게 들렸다. 만약 지금 그런 전쟁이 또 일어난다면 나 또한 그 태풍을 피해가지 못하리라는 것을.
임진각에는 다리가 하나 있다. 6.25 전쟁 때 자유를 찾아 병사들이 귀환했다는 ´자유의 다리´가 그 것이다. 53년 휴전협정 이후 이 다리를 통해 한국군 포로 1만 여명이 자유를 향해 걸어왔던 다리다. 이 다리에는 매년 200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아와 다리의 끝에 가고 싶어도 더 이상 갈 수 없는 철책 너머의 땅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곳에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종이와 천에 글을 담긴다. 그리고 태극기를 꽂는다.
그 옆에는 임진각 광장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곳의 평화누리 공원에는 임진각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잔디언덕과 야외공연장이 있고, 달리고 싶어도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철마가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의 건강과 밝게 자라기를 기원하는 생명촛불 파빌리온, 한반도의 통일을 기원하고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 통일기원 돌무지가 전시되어 있다. 또한 세계 여러 민족의 다양한 문화 요소가 꾸며진 글로벌 카페 ´안녕´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11월에 열리는 파주장단콩축제 등 매년 여러 가지 특색있는 행사가 임진각 광장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