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에게 있어 책은 치유제이자 성장제이다.
유년시절과 청소년 시기에는 무궁무진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궁금한 것에 답을 주는 선생님 같은 존재가 책이었다. 당시 백과사전을 펼쳐서 읽는 게 취미 중 하나였다.
20대에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고민을 해소하고, 사고를 확장해 나가는데 함께 하는 동반자 같은 존재가 책이었다. 그러다 보니 인문, 사회과학 서적을 탐닉했다. 대학시절 내가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는 도서관이었는데,개별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칸막이가 쳐진 위층의 열람실보다 책이 옆에 즐비한 서고가 있는 층의 탁 트인 열람실을 더 선호했다.
소설에 맛을 들인 것은 30대 들어서였다. 현대소설뿐 아니라 고전도 다시 읽게 되었는데, 사회에 나가 인생의 쓴맛도 보고 단맛도 보고 삶의 무게감을 경험한 후, 다시 집어 든 고전은 이전에 읽었던 또는 읽다가 포기한 고전과는 다르게 다가왔다. 고전의 가치와 의미는 복잡다단한 삶을 경험한 후에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게 되었다. 40대가 되니 더더욱 깊게 느껴진다.
책을 워낙 사랑하는 데다 개인적으로도 힘들 때 책을 통해 치유되고 성장한 경험이 있어 종종 내담자들(client; 상담받으시는 분)에게도 적합한 책을 추천하기도 한다. 우리 상담소 책장에 많은 책이 꽂혀 있어서인지 내담자께서 먼저 책 추천을 요청하시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러면 나는 기꺼이 추천도 해드리고, 우리 상담소의 책을 빌려드리기도 한다.
비블리오테라피(Biblio Therapy)란 말이 있다. 책을 도구로 한 치료법이다. 상담자로서 내 주된 치료법은 아니지만, 책을 통한 치유와 성장을 경험하고 믿는 사람으로서 치료의 보조 도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기회가 되면 책 소개 및 감상을 정리해 두어야 생각한 지 오래이다. 최근에 어딘가에 책 소개를 할 일이 있어서 이 참에 맘먹고 정리해보고자 한다. 더불어 책을 통한 치유와 성장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치유와 성장의 양식이 될 수 있는 책을 주로 소개하겠지만, 지식이나 사고의 확대를 위한 책도 종종 나누게 될 것이다. 이 또한 넓게 보면 치유와 성장에 연장선이 될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