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개처럼 나온, 그러나 적절한 이 말을 듣고 체육 시간에 하던 피구가 떠올랐다. 우르르 몰려다니는 애들한테 서로 소리치며 외치던 말 "모두 흩어져.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살아!!"
내가 이 야기를 했더니, 친구가 "피구공 = 코로나 바이러스, 공 맞으면 선에서 나가는 거 = 감염 내지는 죽음인 거네"라고 응수했다.
라캉이 말했다. '우리는 금기하는 것을 욕망한다'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금지되니 벚꽃이 더 그리워지나 보다. 금지했는데도 상춘객들이 벚꽃을 보러 몰려들었다는 기사를 보니 씁쓸하다. 나 하나쯤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까. 근데 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나 하나가 아니라는 게 문제.
따사로운 햇살에 마음이 일렁이는 것은 사실이다. 길거리에 듬성듬성 피어난 벚꽃을 보며 일렁이는 마음을 달래 보지만, 솔직히 벚꽃나무가 일렬종대로 늘어서서 연출하는 장관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벚꽃은 내년에도 피고, 내후년에도 필 것이다. 올해 벚꽃길 걷는 대신 내년에는 황천길을 걸을 수도 있다. 피구공 맞고 아웃될 확률을 줄이기 위해 당분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인내가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