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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nter Lieberman Feb 24. 2022

주목 주도 사회에서의 주목하지 않을 권리란?

'주목하지 않을 권리' 사람들의 관심사 변천에 대해서 주목에 관련된 매체 기술의 변화라는 거시적인 시각으로   있게 해주는 책입니다. 매체 기술의 변화 (라디오->티비->컴퓨터->스마트폰) 따른 정치, 문화, 사회상의 변화를 살펴봄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고찰해볼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정치 면에서 히틀러나 파시즘의 등장이 어찌보면 기술의 발전 (라디오나 티비 같은 대중 매체의 등장으로 인한 광범위한 대중 설득 혹은 선동의 가능성이 열림)으로 가능했던 부분도 있지 않았나 하는 점은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현대 정치에서 대중의 주의력을 포획함을 통해 영향력을 획득한 인물들 (, 트럼프, 푸틴, 오바마) 현재 어떤 매체 기술과 연관성이 있는 지도 생각해볼 만한할  같네요. 국내에서도, 많은 정치 평론가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을 인터넷의 문화의 발전과 연관성을 찾기도 하죠.


기술의 발전이 문화 예술계가 무엇을, 어떻게 '주목'할 지에 대해 변화를 일으킨 점도 생각볼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싸이나 BTS의 글로벌 인기도 유튜브를 통한 음악 소비로의 주목 방식의 변화나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팬클럽의 영향력 증가로 가능해진 부분이 있는 것처럼요.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인기도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스케일의 주목 매체의 등장으로 인해 촉발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시아권에서 꾸준히 쌓아온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유럽, 미국으로도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촉매제 역할을 잘 해준 것으로 보입니다. 미술 시장 또한 NFT, 블록체인 기술 등으로 인해 큰 변곡점에 서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어떤 미술이 가치있다고 여기게 될까요? '전시형 미술'은 위기를 맞을까요 아니면 기회가 될까요? 미술의 관념화, 추상화는 가속화될까요 아니면 둔화될까요? 우리는 미술을 어디서 감상하고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이 기술들의 변화가 사회상에 미치는 영향에도 궁금증이 생깁니다. 예를 들면, 웹 3.0, 메타버스와 같은 상시 연결 시대의 도래로 인해 사람들의 생각이 더더욱 동질화될 지, 아니면 수없는 소규모 네트워크들의 등장으로 기존에 없던 다양한 연결들이 가능해지고, 이로 인해 새로운 생각과 삶의 양태를 만들어낼지 같은 것들이요. 기술이 부와 성공을 이루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면 사람이 무엇을 추구하고 살 지에도 영향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한가지 예로, 생산성의 기반이 사람이 아닌 기술로 완전히 넘어가게 되다면, 사람들은 노력하는 삶에 대해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게 될까요? 기술의 발전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또 사랑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어떤 유형의 인간상이 새로운 사회에서 각광을 받게 될까요?


앞으로의 20년은 과거의 20년 보다 기술의 발전 속도도 빨라질 텐 데, 정치, 문화, 사회, 그리고 모든 차원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 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20 년 후 우리는 이 모든 변화를 걱정과 우려 속에 바라보고 있을까요? 아니면 기대감과 흥분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을까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향후 기술의 발전에 따른 주의력 포획의 규모와 영향력 모두 기존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볼테르는 “나는 당신이 하는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말할 권리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고 싸워주겠다"(I disapprove of what you say, but I will defend to the death your right to say it) 라고 말했습니다. '주목=성공'이 공식화 되어가는 이 사회에서 우리에게 '주목하지 않을 권리'는 과연 얼마나 가치 있는 일까요? 과연 우리는 여전히 '주목하지 않을 권리'를 위해 (목숨을 걸고서라도) 싸울 수 있을까요? 혹은 우리는 이미 '주목하지 않을 권리'를  빼앗겨버진 사회를 살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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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하지 않을 권리' (by 팀 우)를 읽고 든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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