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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nter Lieberman Mar 23. 2022

인터넷이 모든 것이 되는 세상

우리는 왜 인터넷에 빠져들까?


그것은 아마도 인터넷이 인간이 신이 되는 간이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인터넷은 인간이 원하는 건 모든 지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신의 흉내를 내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우리가 웃고 싶을 때 울고 싶을 때 감동받고 싶을 때 무언가를 배우고 싶을 때 놀고 싶을 때 돕고 싶을 때 사랑하고 싶을 때 괴롭히고 싶을 때 등 그게 무엇이든 우리의 욕망을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채워주는 방식으로 인터넷은 진화해왔다.


최근 블록체인, 메타버스, NFT 등 새로운 기술들의 등장으로 골치아프지만 따지고보면 이들은 인간의 이런 욕망에 부응하기 위한 업그레이드 버전의 인터넷에 불과하진 않을까. 이러한 기술들은 조금 더 사실적이고 자극적인 방식으로 우리의 경험을 가상 공간에서 충족시켜 줄 것이다.


가상 공간에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고, 인터넷 기술의 발전은 데이터 전송과 관리 기술의 발전과 함께 우리 욕망을 채워 줄 모든 것을 가상 현실에 옮겨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인간의 경험은 현실 세계를 넘어서 무한대로 확장될 것이다. 이 가상의 세계에서 우리는 어디로나 갈 수 있고 누구나 만날 수 있으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이렇게 전지전능한 신이 되기 위한 가격으로 우린 스스로를 점점 데이터화 시켜간다. 인간은 단순히 더 많은 시간을 인터넷에서 보낼 뿐 아니라 이 가상 세계를 현실 세계보다 더 즐겨가고 있다. 메타버스 세상이 본격적으로 도래하면 인간은 존재의 기반마져 서서히 가상세계로 옮겨갈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란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가상 공간의 자아가 현실 세계의 자아보다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 올 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젠가, 만약 우리의 실제가 모두 데이터로 옮겨져 현실과 똑같은, 아니 현실보다  현실 같은 경험을 자유롭게 영원히 무한대로   있다면, 우리는 과연 현실 세계에서 살아갈 의미가 있을까? 데이터로서의 내가 현실 세계의 나보다  행복하고, 건강하고,  감각적이라면 나는 무엇을 선택할까? 완벽하고 무한해보이는 가상현실 속에 살아있다는 감각마져 옮길  있다면, 당신의 인생을 '업로드' 하시겠습니까?


모든 것은 인터넷에서 시작되었지만, 언젠간 인터넷이 곧 모든 것이 되는 시대가 올 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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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인터넷에서 시작되었다' (by 김경화) 를 읽고 든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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