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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nter Lieberman Aug 05. 2019

친구의 책

- 책 엄마, 나는 걸을게요 (by 곽현 작가) 를 읽고

 현 누나가 책을 냈다. 언제나 따뜻한 현 누나. 한국이 아닌 조금은 떨어진 곳에서, 그곳은 고요한 밤일 시간에, 이른 아침  도서관 구석에 앉아 누나의 책을 읽으려니 생경한 느낌마져 들었다. 창 밖엔 눈이 소복이 쌓여 조용히 빛나고 있다. 


 아는 사람의 마음을 책을 통해 열어본다는 것이, 조금은 어색하고, 또 조심스럽기도 하다. 더욱이 그 사람의 아픔에 대해서  들어본다는 것은. 엄마의 소식을 전하며 기도를 부탁하던 누나에게 어떤 말을 해야할 지 전혀 몰랐던 기억이 난다. 내가 짐작할 수  없는 너무 큰 고통에 평범한 위로의 말조차 찾지 못했다. 그게 늘 미안했다.  


 자주 연락하고 지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누나의 산티아고 여정을 읽자니, 서울 어딘가 어느 카페에서 얘기를 나누는 것 같다. 누나 특유의 목소리와 말투가 들리는듯 하다.  


 책을 읽으며 산티아고 길 위에서의 그 수많았을 발걸음에 잠시나마, 도란도란, 뚜벅뚜벅, 그렇게 동행한 것 같아 좋았다. 내가  아는 그 현 누나처럼, 화려한 미사여구나 과장없이, 조곤히, 담담히, 솔직히 풀어낸 (혹은 걸어낸) 이야기 덕분에, 해 질 녘  노을처럼 이 곳에서의 일상이 평범하지만 특별하게 채색되었다.


 누나 책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누나의 또 다른 여정에 미쳐 전하지 못했던 평범한 응원을 보낸다.


 PS: 사진 속 책 위 쪽, 내가 앉은 도서관 귀퉁이 자리, 누군가 긁적여 낙서 해놓았다.


 'Your heart is prec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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