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설 연휴,
어쩌자고 나왔나 싶었다.
도로 위 멈춰 선 시간에 길 너머의 풍경이 아른아른
닿은 적 있는 거리의 걸음이 스멀스멀
스르륵 초원 위 가는 길 생각_
# 익숙한 휴게소?!
우리나라 소도시 사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작은 휴게소 모습.
화장실과 식당과 편의점 공간이 있어서 크게 낯설지 않았다.
화장실이 조금 지저분한 편이고 물이 잘 안 나오지 않는 점이 아쉬웠지만,
식당의 메뉴가 여러 가지였고 편의점에는 음료와 군것질거리는 물론 생필품도 충분히 구비되어 있었다.
휴게소는 아스팔트가 이어진 길에서만 볼 수 있었고, 비포장도로를 지나면서는 마주치지 못했다.
# 노오란 카놀라
멀리 노란색이 넓게 펼쳐져 있기에
아는 게 그거밖에 없어서 '유채꽃 같다'라고 했는데
누군가 '카놀라'라고 한다. 유채와 뭐가 다른 거지?
알고 보니 카놀라는 유채 품종 중 하나라는.
# 달리는 푸르공
푸르공에 안에서 달리는 푸르공을 볼 일이 흔치 않다.
몇 대가 함께 이동하더라도 푸르공 간 앞뒤 간격을 유지해서 움직이곤 했고,
비포장 초원 길에서 다른 푸르공을 마주친 일도 없었다.
가끔 눈길에 달리는 푸르공이 비치면 괜히 반가워서 손을 흔들기도 하고 눈으로 계속 따라다녔다.
# 작은 마을
너른 초원을 달리다 보면 뭐가 나올까 싶은데 드문드문 마을에 닿는 게 신기했다.
이런 데 뭐가 있을까 하지만, 들어가서 보면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갖추고 있다.
우린 점심을 먹거나 식재료를 사고, 차에 기름을 넣거나 차를 수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동네 큰 슈퍼마켓 같은 상점에는 우리나라 먹거리와 생필품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신용카드로 결제를 쉽게 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현지 식당에서 밥을 먹기도 했는데, 메뉴는 대체로 비슷했다.
몽골식 군만두 '호쇼르', 양고기 탕 혹은 스튜 '반탕', 비빔국수라고 하는 '초이왕'이었다.
게르 모양을 한 포장마차에서는 제법 현지인처럼 밥을 먹기도 했다.(음식은 먹기만 하고 찍은 게 없다;;)
양고기가 주재료라 특유의 냄새를 피할 수가 없었는데, 일행이 싸온 김가루, 고추장, 진미채가 식욕을 붙잡았다.
# 생활의 발견
슬쩍 지나치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초원만의 삶이 있다는 걸 알았다.
주어진 길 위에서는 저마다의 방식이 있고 그걸 존중해야 한다는 것도.
얼핏 보면 다 비슷해 보이지만 좀 가까이에서 조금 길게 보면 각자의 색이 묻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 여행자의 사뿐사뿐
대부분 몽골 여행으로 만나게 된 사람들이라 어색하기도 했지만
아무렇지 않게 웃음을 나누기도 했고, 거리를 지우고 어린 마음이 되기도 했다.
삼가고 감추기보다 뭐든 같이 해보자며 손을 건네기도 하고,
초원의 커다란 바탕 위에 서로가 서로의 풍경이 되어 주기도 했다.
시선 위로 누군가의 걸음이 들어오면 방해라기보다 오래된 친구처럼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