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르렁?'
잘못 들었나? 뭔 폭포 이름이…
몽골에서 꽤 유명한 곳이란다.
몽골에 폭포가 흔하지 않을 테니 당연한 것이려나.
얼핏 듣기로 몽골에서 가장 큰 폭포라고도.
그래서 그런지 드물게 몽골 현지인을 많이 만난 곳이다.
구글 지도로 검색해 보았더니 자동 검색으로 뜰 정도.
폭포니까 높이 올라가야 하는 건가?
아니. 너른 초원을 조금만 걸으면 두둥.
그런데 마중 나온 건,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지는" 소리도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었다.
낮지만 곳곳에 진하게 스며 있는 고린내.
외면하기엔 너무 진득해서 막지 않았더니 어느새 피곤해진 코가 수건을 던졌다.
나름 폭도 넓고 떨어지는 물줄기가 시원해 보이긴 했는데
냄새 탓인지 맑은 느낌은 지워졌고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봤던 폭포와는 다른 모습을 기대해서 그런가 싶다.
몽골 프리미엄을 붙이지 못하는 폭포는 그저 밋밋한 물 보따리.
함께 온 사람들은 사진도 찍고 즐거워 보이는데 나는 뭘 하며 시간을 때우나 싶었다.
걷자~
역시 몽골은 쉽게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거리를 지우고 찬찬히 다가서니 기다리던 풍경을 내어 주었다.
정갈한 배경 위에 흐르는 물과 나무와 자잘한 풀과 풀 뜯어 먹는 동물들이 어우러져 있었다.
누구도 이 배경의 주인은 자신이 아니라는 듯
물 건너의 왁자한 시선 따위는 관심 없다는 듯
서 있었다.
그렇게 멍 때릴 일 생겼다.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는 어느 시인의 말마따나
수직으로 선 물은 죽는다고, 표현을 빌려 쓰곤 했는데
앉아서 그 생각을 수정했다.
다이빙하는 물은 즐길 뿐 죽지 않는다.
떨어질 것을 앞둔 물의 가뿐한 흐름이 그렇게 전하는 것 같다.
나도 언젠가 기꺼이 다이빙!(물론 아주 낮은 곳에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물을 거슬러 올라가 보았다.
걸어도 걸어도 닮은 듯 다른 그림들.
모두가 특별할 것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무던하게 흘려보내는 풍경에 나도 물든 것 같아서
나는 조금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