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책갈까 Apr 18. 2023

프리랜서와 회사원, 그 사이 어딘가.

길을 잃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인생에서 길을 잃었다. 

이 글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모르겠다. 


32살, 많은 나이다. 혹은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다. 

방황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나이는 아니지 않나? 

새로운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미래와 노후준비를 생각해야 할 나이지 않나. 


내 고민은 간단하다. 

앞으로 뭘 해 먹고 살아야 할까. 


27살, 드라마 카메라팀(촬영팀). 프리랜서의 시작이었다. 

내 일을 사랑했다. 사랑한다. 

재미있었고, 자부심도 있었고, 자신감도 있었다.

3번의 깁스와 한번의 수술. 고용불안. 고정수입이 없다는 심리적 압박감. 많아지는 나이. 

내 건강과 멘탈이 무너져갔다. 

생활고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내게 남은거라곤 불안감, 스트레스, 우울감, 무기력증, 그로 인한 헛구역질 증상이다. 

아, 물론 0원인 통장잔고도 마찬가지다. 


남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거지. 나만 이렇게 사는건가. 아님 남들도 다 이렇게 사나. 


마지막 했던 드라마 작품이 22년 11월에 끝이났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나는 아이러니 하게도 1개월 15일차의 직장인이다. 

작품이 끝나고 다음작품은 기약이 없었고 모아놓은 돈은 3개월차에 바닥이 났다. 

적금도 다 깨서 없고 만든지 얼마 안된 청약통장에는 20만원이 고작이었다. 

바로 돈이 나올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어영부영 떠밀리듯 취업했다. 

회사라는 곳은 적응하기가 어렵고 앞으로 이렇게 살 생각을 하니 막막하다.


회사를 다닌지 2주 쯤 됐을까. 

연락이 왔다. 6월에 새로운 드라마를 들어가는데 일을 같이했으면 한다고. 직급도 한단계 승진도 시켜주겠단다.

타이밍이라는건 참 마음대로 되지가 않는다. 

여전히 촬영팀 일을 사랑하고 드라마 현장이 그립다. 하지만 현실은 마음이 전부는 아니니까. 

 

내가 몇살이라도 더 어렸다면, 조금만 더 건강했다면 바로 "좋아요" 라고 대답했을지도 모른다. 

쭉 그쪽일을 하게 된다면 내게 좋은 기회임이 틀림없음에도 불구하고 한번에 긍정의 대답을 하지 못했다. 

생각해보고 연락주겠다는 말만 했을 뿐이다.


조금만 더 하면, 조금만 더 버티면 내가 촬영감독이 될 수 있지않을까. 하다가도

내가 언제까지 버티기만 할 수 있을까. 내 청춘은 영원하지 않다. 이제는 안정적이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한다. 


현재의 나는 아직 고민중이다. 

회사를 계속 다닐지, 촬영팀으로 남을지.

이제 곧 답을 내려야 한다. 

차라리 로또 1등 당첨금 만큼 돈이라도 많았다면 어느 선택을 하든 리스크는 없을텐데.

어떻게 살아야 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