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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책갈까 May 11. 2023

다 과정일뿐이야

끝이 아니야

오늘도 머릿속이 복잡하다.

하루 하루 사는게 지옥같다.

우주 안팎으로 존재하는 것들은 참 알수가 없다.

당장 내 주위만 둘러봐도 그렇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며 쉽게 볼 수 있는 공원이나, 마트나 편의점만 들려도 요즘 잘나간다는 상품들, 각종 건물에서 팔고있는 전자제품이나 가전제품들.

매번 홍보를 그렇게 해댄다.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서.

사람도 마찬가지다.


일을 할때도 매번 출근을 하고, 또 친구나 지인 등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렇게 살고있어요' 라며 얼굴을 내비치고 안부를 묻고.


내 경우를 보자면..

프리랜서로 일을 할때는

'나' 라는 사람이 계속 작품을 해야 '촬영팀' 으로 계속 일을 하고 있어요를 알리는 거였다.

여기, 지금 이자리에, 내가 계속 촬영팀으로 존재한다고.

넓은 맥락에서 보면 영업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래야 계속 일자리가 들어오니까.


그렇다면 일을 뺀 나를 본다면 어떨까.

난 맺고 유지하는 관계가 없다.

꾸준히 하고 있는 다른 일자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돈때문에 꾸준한 취미생활도 없다.


난 프리랜서기에 일도 매번 일정치 않았다.

그렇다면 일을 하지 않는 휴식기엔 뭘 했을까? 세상과 단절되어 살았을까?


그랬다.

일이나 약속이 없다면 집밖으로 나가 무언가를 하는 성향도 아닌 나는 오롯이 집안에서 살았다.

그 텀이 길어지다 보면 세상과 단절이 된거 같았다.

일을 끝내고 돌아가면 아늑하게 느껴지던 집이 반대로 감옥처럼 느껴질때도 있었다.

누가 못나가게 한것도 아닌데 집밖으로 한발짝 떼기가 어려웠다.

나가면 모든게 돈이니까.

돈이 없는 상황에서 집밖에 바람한번 쐬러 나간다고 인생이 달라지지 않는다.

근본적인게 해결되지 않으니.

'나가봤자 뭐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따.

휴식기가 점점 길어지면 '내 스스로 내가 이문을 열고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용기가 필요해졌다.

일이 없을땐 수입이 없으니 내 나름대로 허리띠를 졸라맨거지만 휴식기가 길어지면서 그런 상태가 된 것이다.

집구석에 혼자 생활을 하다보면 '내가 여기 존재한다는걸 세상이 까먹은게 아닐까?' 싶다.

수술 후 촬영팀을 못하던 시기가 딱 그러했다.

'일을 다시 할 수 있을까?' '복귀할 수 있을까?' '복귀도 내가 하고싶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닌데 나 다시 촬영팀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 '내 자리가 있을까?' '생활비는 어떻게 하지?' '월세는 어떻게 하지?'


현실적인 모든 상황이 내가 직면할 수 없었다. 부담감이 컸다.

그럼에도 버텼다.

근데 내 버팀이 딱 거기까지였나?


내 꿈에 대한 기회,

살아야 되는 돈,

매달 내야 되는 월세,

시들어가는 건강,


뭐하나 쉬운게 없다.

난 저중에 잡은게 뭐가있지?

다 내가 갖춰야 하는 것들인데 내게 남은게 없다.


기회도 날렸고

건강도 잃었으며

돈도 없다.


꿈도 희망도 다 잃었고 나이는 들어가고 내게 남은게 뭘까.

내 긴 이생에 이것도 과정이라면 과정이겠지만...

내가 이 상태로 또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흙수저로 태어나서 지원받은거 아무것도 없이 그저 막연하게 '촬영감독' 이 되고 싶다 하는거 욕심인거 안다.

왜 난 매번 바보같은 선택으로 머저리 같이 후회만 하고 살까.

도대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어느덧 적다보니 또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여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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