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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로 산책갈까 May 19. 2023

내 스스로에게 괜찮은 사람이 되고싶어.

타인에게 괜찮은 나는 중요치 않다.

지금 회사를 입사하기 전 여러군데 면접을 보러 다녔다.

32살, 원래 하던 일이 아니라 신입으로 입사해야 했다.

충격적인건 내가 하향 지원했다고 생각했던 곳들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면접같은 건 잘 떨어져 본적이 없다.

보통 이력서를 넣으면 연락이 곧 잘 오고 합격도 곧 잘 했다.

아르바이트든, 회사든 그러했다.

그래서 면접을 보러다닐때면 합격에 대한 것은 보통 자신감이 있었다.


그리고 32살, 오랜만에 이곳저곳 회사 면접을 보러다녔을때.

내 나이 때문인지, 한일을 오래했던 경력때문인지, 이력서를 넣은 곳보다 연락이 오지 않은 곳이 더 많다는 사실에 부딪혔을때... " 아 , 이게 지금의 내 현실이구나 " 하며 뼈저리게 느꼈다.


내 체감상 아무래도 내 나이가 제일 크지 않았을까 싶다.

면접을 보러 다니면서 '발등에 불떨어진 꼴' 이라는 뉘앙스의 말도 들었다.

내 나이가 신입으로 들어가기엔 많다는 뜻이겠지.

지금의 회사에서도 '33살 정도 되면 이제 더 이상 갈데가 없어' 라는 사실을 말을 듣기도 했다.


지금의 회사를 들어가고, 입사 1일차부터 계속 퇴직을 고민했다.

이 고민을 나누게 된 차장님이 한분 있었는데 이 분은 나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잘생각해, 너 몇년있으면 결혼도 하고 애도 낳을텐데 그러면 안정적인 회사가 최고야"  


나는 주변에서 하는 말들에 대해 불안해졌다.

아마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하던 때가 아닐까 싶다.


'그래, 내 미래를 생각해... 너 언제까지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몸도 안좋은데 촬영팀 할 수 있을거 같아, 미련 접자. 그거 한때야' 라는 말로 그동안의 진심을 묻어두려고 했었던거 같다.

촬영팀이 대한 내 마음을 계속해서 외면하며 심할때는 '그래, 어차피 잘 하지도 못했어' 라며 그동안의 내 노력마저 내 스스로 무시하려 했었다.

지금보면 그게 더 멍청한 짓이다.


회사를 다닌지 6월 3일이면 딱 3개월 차이다.

수습이 끝나는 시기.

이제야 딱 정확해 진게 있다.


난 촬영팀을 하게 되더라도 내 건강때문에 어차피 지진부진 했을테다.

그렇다고 지금의 회사는 나에게 맞지 않는다.

남들이 보기에 그럴듯한 '안정적인 미래' 를 갖기위해 지금의 나를 매일 죽이면서 현실을 외면하기엔 내 스스로가 괜찮지 않다.


사무직은 나에게 맞지 않고, 지금의 직무또한 나에게 맞지 않다.

그동안 실패라고 생각하며 우울했던 시간들이 판단이 명확해졌다.

실패가 아닌 경험으로 남길 수 있을거 같다.


난 곧 퇴사를 할거다.

현장으로 돌아갈거다.

물론 촬영팀은 아니다.

건강때문에 당장은 하지 못하니까...

다른 파트로 현장으로 돌아가지만, 촬영팀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는 파트를 지원했다.

이번주 주말에 면접이 있다.


이번 직업도 실패하면 어쩌지? 라는 불안감은 없지 않다. 당연히 있다.

나와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 두려움때문에 지금의 현실로 계속사는게 더 끔찍하니 도전해볼거다.


내가 하던 일을 계속하지 못하게 됐다는건...정말.... 불안의 연속이구나, 라는걸 깨닫는다.

방황속에서 이런저런 경험을 하며 조금씩은 나에 대해 알게된다.


건강을 회복해서 촬영팀으로 꼭 돌아가고 싶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 건강은 회복했지만 촬영팀으로 복귀할 수 있는 타이밍이 이미 다 끊어진 후라면 카메라와 렌즈, 시네장비를 더 배울수 있는 회사쪽으로 빠지고 싶다.

아니면 적성에 맞으면 이번에 새로 지원하게 되는 일을 계속 해도 괜찮고.


무슨 일을 하든 '내가 나 스스로를 잘 알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시도할거다.

내 멘탈을 위해 휴일이라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지 않고... 더 이상 우울해 지지 않도록

내 자신을 놔버리지 않고 돌볼 수 있게 노력할거다.


촬영팀을 하든, 하지 않든 삶을 살아갈 수 있게 건강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거고...


지금처럼 같은 싸이클로 산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변화를 원한다면 지금의 패턴에서 하지 않았던 것들을 시도해야 한다.

그러면 무언가가 바뀌겠지.

계속 시도하면 결국 긍정이 된다.

다 과정이니까.


사무직은 맞지 않다는걸 알았으니까, 이번 면접은 꼭 붙어서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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