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점을 믿으시나요?

by 오로지

나는 점쟁인가?

점쟁이라고 하기엔

내 손에는 나에게 답을 주는 타로카드가 들려있다.

'무구'라고 하는 것이

나에게는 '타로카드' 인 것인데

그것이 무구라고 한다면, 나는 타로를 보는 점쟁이가 맞을 것이다.


조금 더 심플하게, 조금 덜 무섭게, 조금 더 깔끔하게

타로카드를 해석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상담을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나는 타로카드를 한 장씩 해석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

물론 하나의 카드로 1시간을 상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 타로리더들이 그러하듯

나 또한 타로를 펼쳐 함께 나온 카드들를 살펴본다.



* 태양 THE SUN

미래가 밝다. 자신감이 넘친다. 순수하다. 열정이 넘친다.

뭔들 된다. 하늘이 도운다. 운이 좋다. 미래가 밝다. 전망이 좋다. 대신 방심하면 안 된다. 등등..


* 연인 LOVERS


사랑, 연인, 연애, 유혹, 감성적 결합, 결혼, 썸

관계를 맺는다. 계약을 한다. 거래. 중재인을 끼고 성립된 관계. 등등..




한 장의 카드만 보면 고민에 대한 답은

위 카드의 의미처럼 같은 결로만 쭉- 이어지게 된다.

카드 한 장으로만 답이 되기도 하지만

타로카드는 나름의 정해진 스프레드가 있고

타로리더가 스프레드를 만들 수도 있다.

그게 타로카드 상담의 암묵적 룰이다.

그리고 묘미이기도 하다.

나의 판이 새롭게 짜이는 것이다.


단 한 장은 어쩐지 뽑기와 같은 단순함과 하루 운세 같은 느낌이지만

타로카드 상담을 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맞춤으로 짜인 하나의 '판'이 필요하다.


그 판을 만드는 첫 번째는 타로카드를 뽑는 것이다.

그렇게 내담자분의 질문, 무의식, 고민에 대한

하나의 새로운 판이 짜인다.


남자친구가 문제라며 이별할까 묻는 내담자분에게

대체 왜 태양 카드가 러버스 카드와 같이 나왔을까?

난 이것부터 의문을 품는다.

나온 대로 해석하면 되는 것인데 그게 안 된다.

왜 굳이 이 카드들이 같이 나온 걸까.

'나'라는 타로리더는 거기서부터 해석을 시작한다.


단 두장으로만 해석되진 않기에

여기에 같이 나온 또 다른 카드들을 함께 보게 되겠지.

그러다 보면

남자친구와 이별을 고민했던 내담자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된다.


”남자친구가 잘못한 건 크게 없네요. 그렇다고 내가 이 연애를 계속해야 하는 건 아니니 그게 더 문제일 수도 있어요. 현재 남자친구와 다른 매력이 있는 사람에게 끌릴 수도 있고. 가끔은 나만 바라보는 남자친구가 답답하기도 할 것 같아요. 싫은 건 아닌데, 이런 마음으로 연애를 하는 게 맞나 싶고, 세상을 더 경험하고 싶고, 재미있는 연애를 하고 싶은데 지금 남자친구가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가끔 죄책감도 드네요.“


이런 해석을 들은 내담자는 당황할 수 있지만

(남자친구의 문제라고 돌려서 말했기 때문에)

여기서라도 다 말할 수 있음에..

차라리 잘되었다는 안도의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남자친구가 문제는 아니었다고.

내 욕심이라고.‘




정말 욕심일까?

내담자분의 욕심이라고 해석이 끝나도 안된다.

고민에는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고민에는 고통이 따른다.

고민에는 감정이 있다.


고민 자체는 죄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그래서 나는

내담자의 질문을 듣고 대답만 하는 점을 치진 않는다.

나를 찾아 온 내담자는

같은 질문을, 어제도 그저께도 일주일 전에도

다른 사람에게 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게 꼭 아니라고 하더라도

내담자의 질문에 O와 X만 맞추고

보내는것이 의미가 있을까.


'과거에 왜 점을 보러 가고 싶었지?'

나의 경우에 빗대어 물어보니 답이 나왔다.

그렇게 나는 어떤 상담을 하고 싶은지 깨닫게 되었다.


점은 점이기에 난 점을 봐야 하고

영적인 기운을 타고나기도 했기에

보이는 것을 소름끼치게 해석하고 있지만,

나는 늘 내담자의 질문에서

자신이 놓친 ‘진짜 고민'을 찾는다.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을 말하는 사람.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질문하는 사람.

용기가 필요해서 질문하는 사람.

자신을 괴롭히는 무엇인가를 정리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

배우자에게도 털어 놓지 못한 사연을 고백하는 사람.




사실 모든 질문의 답은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다.

나는 타로카드로 놓친 부분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인 것이다.

때로는 핵심을 짚어주고, 질문을 되묻기도 하고, 방향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O와 X를 함께 건넨다.


나는 타로점을 치는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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