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왈로비 Jun 24. 2024

관계의 유효기간

짧고 쉽게 쓰는 생각 #1

10년 지기, 20년 지기 친구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오래전 친구가 되었는지를 관계의 중요한 포인트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관계에서 알았던 시점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래전 알고 지낸 사이라도

관계의 유효기간이 지나면 사람과의 관계는 사라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동네친구 무리가 있었고 알고 지낸 지도 20여 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어릴 때는 죽고 못살던 친구들이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어졌습니다.

가끔 연락은 하지만 이 친구들과 친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반면, 대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 무리가 있습니다.

중학교 때 친구들보다 만난 기간은 짧지만, 이 친구들을 만나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을 만나서 많은 즐거운 추억이 생겼고, 인생이 보다 풍요로워졌습니다.




이 두 무리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대학교 친구들과는 모임을 만들어 1년 임기의 회장을 선출합니다.

회장은 여름여행과 연말 송년회를 주최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집니다.

귀찮은 일만 도맡아 해야 하고 명예도 없는 회장직이지만,

연말에 회장에 선출되고 싶어 말도 안 되는 공약을 남발하는 웃기는 광경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낯선 곳에 가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며,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도 하고,

시답잖은 농담을 던지며 과거의 추억을 소환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면 가장 친한 친구라는 느낌이 다시금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습니다.


그러나, 동네 친구들하고는 1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했습니다.

누가 주도적으로 만남을 주도하지 않았지요.

저 역시도 한두 번은 시도해 보았지만 매번 에너지를 쏟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2~3년씩 안보는 해도 생겼고, 지금은 정말 친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관계에는 유효기간이 존재합니다.


그 관계의 유효기간은 시간이 지나면 만료됩니다.

유효기간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함께 보내는 시간 동안 즐겁고 행복한 추억이 많았다면 유효기간은 더 길어집니다.

(관계의 유효기간 = 함께한 시간 X 즐겁고 행복한 정도)


대학교 친구들과는 주기적으로 만나 특별한 추억을 쌓으며 관계의 유효기간을 연장시킨 반면,

동네 친구들과는 만남 없이 긴 시간을 흘러버렸기에 관계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것이지요.


관계의 유효기간은 누구에게나 적용됩니다.

그것이 가족이든, 학창 시절의 친구이든, 회사 동료이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많은 시간을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려고 노력해 보세요.

그러면 관계는 자연히 좋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다면, 그 관계는 유효기간이 만료됩니다.

유효기간이 만료된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지는 않나요?

때로는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스르지 말고

인생에서 행복했던 추억을 남겨주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유효기간이 만료된 관계를 놓아주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뺑소니로 처벌받지 않으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